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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선물 챙기기] 장인의 손맛 정성껏 담아 보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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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대대로 내려온 토판천일염, 청주로 숙성한 명란 등, 전통의 멋과 장인의 맛을 담은 특별한 가을 먹을거리들. [다리컨설팅 제공]

오곡백과와 더불어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그러고보니 보름 남짓 지나면 한가위다. 연휴가 짧아 아쉽긴 하지만 고향을 떠올리면 벌써 설렌다. 선물목록으론 역시 먹을거리가 으뜸. 전국 방방곡곡 장인의 정신이 숨쉬는 ‘맛’을 소개한다.

뿌리를 살리는 농법, ‘썬플러스’ 사과와 배=김창호 친환경기술단장이 필생의 연구 끝에 완성한 ‘썬플러스’의 뿌리를 살리는 농법으로 만든 사과와 배다.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유기질 비료로 재배했다. 사과 15brix, 배 13brix 이상의 당도를 유지한다.

남도의 바람에 익어가는 굴비=인조 때부터 궁중에 진상된 영광굴비는 남도 맛의 진수로 꼽힌다. 영광의 넉넉한 햇살과 맑은 바람에 익어가는 촘촘한 굴비살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최윤자 장인의 ‘고추장 굴비’는 손수 담근 고추장에 바람맛까지 깃든 굴비를 골라 하나하나 손으로 정성껏 찢어 탄생했다.

40년 집념으로 일본인을 사로잡은 ‘명란설화(明卵雪花)’=40여 년을 한결같이 새벽 배에 올라 명란을 선별해온 장인 장석준의 작품. 까다롭고, 치열하기로 소문난 일본 명란시장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명란설화’는 뛰어난 재료만 엄선해 청주를 활용, 숙성한 특별한 명란이다.

유기농법으로 완성되는 산골된장=유기농은 기본. 이제 예술된장 시대가 도래했다. 경북 울진 강문필 장인의 산골된장은 청정지역인 울진 불영계곡 상류에서 친환경농업 품질인증을 받은 재래종 콩, 오가피, 엄나무, 당귀, 대추, 표고버섯, 유근피, 고추씨를 10년 이상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국산 천일염과 함께 항아리에 담근 것이다. 올해부터는 일본의 예술농업을 도입해 10년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다.

600년 종가집의 자연주의 된장=충청북도 청원에 있는 600년 명문 종갓집에서 특별한 재료와 비법 없이 자자손손 이어져온 방식으로 만든 된장.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것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졌다. 아나운서 출신 김종희씨가 100년 된 시간장과 1000여 개의 장독을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3년 이상의 장을 엄선해 판매한다.

전남 해남의 김막동 장인의 토판천일염=토판천일염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것으로 소금생산량 및 작업량이 지금의 비닐장판이나 타일바닥 염전보다 훨씬 비효율적이라 현재는 거의 사라진 제조방식이다. 토판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토염이라고 하는데 맛은 쓰지 않고 뒷맛에 단맛이 있다. 김 장인은 토판천일염이 사라진 상황에서 처음으로 토판염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현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주위에 토판염전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선비정신으로 되살린 궁중비법, 서리태 진간장=예부터 간장은 한 집안의 풍미의 상징. 그중 숙황장은 조선시대 궁궐에서 수라상이나 조정 잔치음식에 넣던 전통장. 서리태 진간장은 전라북도 김제의 명문가 자손 김병룡 장인이 ‘전통발효식품’의 연구를 거듭해 전통비법으로 되살려낸 숙황장이다. 숙황장은 미생물과 소금, 물의 세 가지가 핵심으로, 직접 검사해 별도의 정수과정을 거친 물로 만들어진다.

쌀 한 톨에도 땅 기운을 담은 토골미=집안대대로 물려받은 여주 땅에서 김성주 장인이 유기농으로 생산해냈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 장인은 원칙을 지키는 농사를 고수한다. 대나무에 벼를 거꾸로 매달아 햇볕에 건조해 벼줄기에 남아 있는 영양분이 낟알에 저장되도록 한다. 쌀은 저온저장고에 보관, 가장 밥맛이 좋게 하기 위해 주문을 받은 후 바로 도정을 해 배송한다.

가마솥에 스무 시간 고아 만든 조청= 무방부제, 무화학조미료, 무인공색소를 고집하는 이원복 장인의 조청은 전통방식인 참나무 가마솥을 이용해 20시간 고아 만들어 옛날 ‘어머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수수쌀 조청은 맛이 부드럽고 부재료의 향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수수를 주원료로 다양한 친환경 농산물을 첨가해 건강식품인 수수 조청잼을 개발했다.

40여명 순창전통 장류 장인들의 손 맛= 우리콩 100%를 무쇠가마솥에 장작불로 삶아 2년 이상 숙성시킨 된장과 냄새 없는 청국장, 고추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은 먹을 거리 명품. ‘순창고추장민속마을’ 장인 40여명이 생산하는 모든 장류 제품은 해마다, 그리고 장인들마다 같은 콩과 물을 사용해도 맛과 향이 제각각이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발효전문가’ 한금수씨는 이를 ‘살아있는 발효식품’ 고유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때문에 소비자 품평을 통해 가장 높은 선호를 보인 제품을 엄선해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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