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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신인 최고몸값 김경일 '벤치신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컨디션은 최상인데 출전 기회가 없어 답답합니다. " 프로축구 전남의 고졸 루키 김경일 (19) 의 하소연이다. 지난 2월 신인 최고 계약금 (1억5천만원) 으로 전남의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김은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한 후 지난 주부터 팀에 합류했다.

'타고난 힘과 감각적인 패싱 능력을 지닌 미드필더' 라는 찬사를 들으며 지난해 이동국 (포항) 이 일으킨 고졸 돌풍을 이어갈 주역으로 평가받는 김이었지만 지난 주말 광양 홈경기 (천안 일화전)에서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펼치리라는 꿈은 보기좋게 깨졌다.

후보 명단에 오른 그는 전후반 내내 몸만 풀다가 경기종료 휘슬소리를 들어야 했다.

"고향에서 멋지게 데뷔하고 싶었는데 참 아쉬웠어요. 내보내만 주시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 하지만 이회택 감독의 판단은 싸늘하다.

"아직 멀었다. 빠르고 거친 프로무대에 적응하려면 본인이 더 노력해야 한다. " 습관적으로 볼을 끄는 단점과 수비시 위치 선정의 미숙함도 지적됐다.

그러나 28일 천안 원정경기가 김의 프로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도근과 김종현 등 미드필더들이 지난주 줄줄이 다쳤기 때문이다. 게임메이커 최문식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터라 상황에 따라 교체멤버로 투입될 확률은 80% 이상이다.26일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서 골도 터뜨려 무언의 '실력행사' 도 했다.

출전만 시켜줘도 감지덕지할 형편이 된 김이지만 그래도 나이답지 않은 배짱으로 너스레를 떤다.

"성한수 (대전).이길용 (울산) 형님들 조금만 기다리세요. 신인왕 후보 김경일이 나갑니다.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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