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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파업 7일째…대량 '파업면직'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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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7일째 계속되고 있는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채 노사 양측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와 지하철공사측은 26일 오전 4시까지 작업에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에 대해 원칙대로 직권면직시키겠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민주노총 등과 5월 1일 이후까지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 서울시.지하철공사 = 손장호 (孫長浩) 지하철공사 사장은 25일 "복귀 거부 조합원에 대해 법과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 며 "강력한 인사조치에 예외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근무 서명날인만 한 뒤 작업하지 않는 경우도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직권면직시키겠다" 면서도 "직권면직 시한까지 작업에 복귀하는 조합원에게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겠다" 고 밝혔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노조원 9천7백56명 중 복귀자가 2천5백77명으로 늘었다.

이로써 복귀율은 36.1%를 기록했다.

이는 파업 미참여자 1천9백77명을 포함, 전체의 41.9%인 4천5백16명이 지하철 운행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시10분쯤 토목분야 노조원 58명이 복귀하자 복귀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 노조 = 석치순 (石致淳) 지하철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관사와 검수.정비분야 노조원의 복귀율이 5% 미만이어서 직권면직이 시행될 경우 지하철은 파업이 끝난 뒤에도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 며 서울시의 강경 방침을 일축했다.

그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는 한 파업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며 "이번 주부터 공공연맹과 연대, 파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기획예산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고속터미널까지, 오후 4시에는 민주노총과 함께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연 뒤 명동성당까지 행진했다.

◇ 검찰.경찰 = 경찰은 25일 오후 7시40분쯤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이 1주일째 농성 중인 서울대 교내 정.후문 부근에 병력을 진입시켜 노조원들의 자진 해산을 시도하다 15분뒤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 8백여명이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경찰에 격렬히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은 일단 26일 새벽까지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유보키로 했다.

검찰과 경찰은 노조집행부가 노조원들의 복귀를 방해하거나 폭력사태를 일으킬 경우 즉각 경찰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문경란.김준현.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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