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은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가 촉발했다. 그는 8일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세종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상식적으로 틀린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나는 원래 (세종시 건설에 대해) 반대 시위도 하고 농성도 했었다”며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제일 잘못된 말뚝”이라고 주장했다. 또 “탕정이나 포항·울산 등 기업도시는 대체로 성공했지만, 베드타운이나 행정도시는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과천청사의 경우 인근 상권은 별로 혜택을 못 본 대신 사당동의 상권이 발달했다고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이 입주해서 상권이 발전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관련법까지 통과된 세종시 건설이 잘못될 경우 혁신·기업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 ‘행정’이 빠지면 어떤 기업과 대학·연구소가 내려오려 하겠느냐”며 “그렇게 됐을 때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와 이 지사는 지난 4월에도 세종시 문제를 놓고 “대못을 그냥 두면 ‘100년 대못’이 돼 국가 발전에 지장을 줄 것”(김 지사), “몇 마리 ‘피라미’가 물 전체를 흐려놓지는 못할 것”(이 지사)이라며 격한 언쟁을 했었다.
강주안 기자
김문수 경기지사·이완구 충남지사 공방 일지
▶2008년 8월 지방균형개발 공방
김문수 “지방균형발전 정책은 공산당식 발상”
이완구 “중국 공산당도 수도권 집중서 균형개발로 전환”
▶2009년 3월∼ 4월 세종시 공방
김문수 “두 집 살림 살아서 잘 되는 집을 못 봤다”
이완구 “권한도 없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들어”
김문수 “세종시에 행정부처를 옮기는 것은 난센스 ”
이완구 “몇마리 피라미가 물 전체를 흐려놓지는 못할 것”
▶2009년 8월∼ 9월 세종시 공방 재연
김문수 “세종시를 만들면 정부 청사, 카이스트가 다 옮겨 가 대전, 충남이 피해”
이완구 “같은 도지사란 사실이 부끄럽다”
김문수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제일 잘못된 말뚝”
이완구 “국회 통과된 법률을 도지사가 무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