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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이완구 충남지사 세종시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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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종시의 원안 수정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9일엔 이완구(사진 오른쪽) 충남지사가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왼쪽) 경기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번 논란은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가 촉발했다. 그는 8일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세종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상식적으로 틀린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나는 원래 (세종시 건설에 대해) 반대 시위도 하고 농성도 했었다”며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제일 잘못된 말뚝”이라고 주장했다. 또 “탕정이나 포항·울산 등 기업도시는 대체로 성공했지만, 베드타운이나 행정도시는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과천청사의 경우 인근 상권은 별로 혜택을 못 본 대신 사당동의 상권이 발달했다고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이 입주해서 상권이 발전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이완구 지사는 9일 “김 지사는 도지사직에나 충실하라”고 반발했다. 이 지사는 충남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법률을 무시하는 발언은 도지사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이제 와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김 지사의 발언은 국가의 다른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관련법까지 통과된 세종시 건설이 잘못될 경우 혁신·기업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 ‘행정’이 빠지면 어떤 기업과 대학·연구소가 내려오려 하겠느냐”며 “그렇게 됐을 때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와 이 지사는 지난 4월에도 세종시 문제를 놓고 “대못을 그냥 두면 ‘100년 대못’이 돼 국가 발전에 지장을 줄 것”(김 지사), “몇 마리 ‘피라미’가 물 전체를 흐려놓지는 못할 것”(이 지사)이라며 격한 언쟁을 했었다.

강주안 기자

김문수 경기지사·이완구 충남지사 공방 일지

▶2008년 8월 지방균형개발 공방

김문수 “지방균형발전 정책은 공산당식 발상”

이완구 “중국 공산당도 수도권 집중서 균형개발로 전환”

▶2009년 3월∼ 4월 세종시 공방

김문수 “두 집 살림 살아서 잘 되는 집을 못 봤다”

이완구 “권한도 없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들어”

김문수 “세종시에 행정부처를 옮기는 것은 난센스 ”

이완구 “몇마리 피라미가 물 전체를 흐려놓지는 못할 것”

▶2009년 8월∼ 9월 세종시 공방 재연

김문수 “세종시를 만들면 정부 청사, 카이스트가 다 옮겨 가 대전, 충남이 피해”

이완구 “같은 도지사란 사실이 부끄럽다”

김문수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제일 잘못된 말뚝”

이완구 “국회 통과된 법률을 도지사가 무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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