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장 사퇴 가볍게 결정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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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의 부친이 일제시대 때 일본 헌병으로 복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국회에 친일 문제 등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하게 추진 중은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의장이 거짓말한 것을 책임져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은 과거사 조사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도 신의장의 사과와 당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17일 라디오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신기남 의장을 인터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의장은 "부친이 일제시대에 군생활을 한건 알았지만 헌병으로 근무했다는 사실 등 자세한건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친께서 자기 나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해는 하지만 역시 목숨 바쳐서 싸웠던 독립투사하고 유족들에게는 부친을 대신해서 제가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당의장으로서 공직에 대한 거취 문제는 이것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손석희( 진행) :지금 여러 가지로 착잡하실 텐데요. 일단은 월간 신동아의 보도내용 가운데 틀린 내용이 있는지요?

신기남(열린우리당 의장): 저도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선친께서 교사를 하시다가 일본군에 해방 전에 잠깐 계셨다 그런 정도만 알고 있었지요. 주위 사람들로 들어서. 자세한 얘기 하십니까 본인도 얘기 안하시고. 그런 정도인데 신동아에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해선 제가 좀 더 알아봐야 되겠습니다.

손 :그러면 시인을 하셨다는 건 어떤 내용인지요?

신 :그러니까 일제시대에 군 생활을 하셨다 그런 내용이죠. 저는 그것까지는 알고 있으니까요. 그 다음은 제가 잘 모르는 얘기고요. 그리고 그 다음에 광복 후에 경찰에 입문하셔서 경찰생활을 한 그것은 제가 아주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그런 사실을 얘기한 겁니다.

손 : 제가 알기로는 지난번에 이미 이런 얘기가 불거졌었고요. 의혹이 제기된바가 있는데 그때 차라리 이런 사실을 알고 계셨더라면 그냥 인정하고 가셨던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신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 말이 나왔을 때는 일제하에서 경찰을 했다, 이렇게 말이 나왔었습니다. 그것은 아니다 제가 부인을 하고요. 경찰과 군은 조금 입장이 다른 것 같아서 우선 아니라고 부인을 했고 그런데 군 생활은 사실 언제 가는 밝힐 날이 오리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당시는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죠. 사실은. 그러나 제가 공인인 만큼 언젠가는 밝힐 날이 오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 : 그런데 선친의 일이기 때문에 말씀하시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측면이기도 합니다만 지금 말씀하신 내용 중에 경찰 생활을 하셨다는 건 알았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신 :경찰생활은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부인한 거죠. 제가. 아~ 광복 후에요? 그렇죠. 광복 후에는 경찰에 입문을 하셨으니까.

손 : 광복 전에 그러니까 일제 강점기시대에도 경찰 생활을 하셨다는 건 알고 계셨던 것 아닌가요?

신 :일제시대 때 경찰 생활 한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일부 보도에서 그러한 설이 있다, 경찰 생활을 했다, 그래서 그것은 아니라고 그걸 부인한 거죠. 경찰은 광복 후에 들어가신 거고,

손 :알겠습니다. 신동아에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그렇다면 신 의장께서 알고 계셨던 부친의 일제 강점기 하의 행적, 이런 것은 어느 정도까지였는지요?

신 :교사 생활을 하시다가 나중에 말기에 군에 입대하셨다 이렇게 거기까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손 :지금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이걸 지금 열린우리당에서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고 있는데요. 열린우리당 의장으로서 상당히 곤혹스런 그런 입장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당의장직 사퇴도 요구하고 있는데요.

신 :그것은 저 개인의 입장과 당의 입장하고는 별개의 문제고요. 또 저 개인도 어떤 경우라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친일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노력은 계속 돼야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고요. 그래서 저희 선친의 경우도 친일진상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사하겠다면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협조할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게 저의 입장이고 그리고 어저께 기자들한테 말했지만 부친께서 자기 나름의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었다 이해는 하지만 역시 목숨 바쳐서 싸웠던 독립투사하고 유족들에게는 부친을 대신해서 제가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생각이고요. 그 다음에 방금 말씀하신 당의장으로서 공직에 대한 거취 문제는 이것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중지를 모으겠습니다.

손 :중지를 어떤 식으로 모으실 생각이신지요?

신 :국민여론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우리 당원 동지들의 뜻이 있겠죠. 이것을 언제 거취를 밝히겠다 이렇게 제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손 :

그러면 어제 나온 얘기가운데 오늘과 내일 중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는 건).

신 :그건 사실이 아닌 것 같아요. 아닙니다. 그렇게 얘기 안 했는데 안 그래도 일부 보도가 그렇게 나온다고 그래서 그것은 아니라고 제가 정정하라고 당직자들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손 :그러면 당의장직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한다는 말입니까.

신 :신중하게 중지를 모아서하겠다 이런 얘깁니다.

손 :그러면 야당에서 사퇴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말씀이신가요?

신:현재로서 거취를 표명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여론 중지를 모으겠다는 말씀입니다.

손 :아까 잠깐 제가 잘못 들은 부분도 있고 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할까 하는데요. 당시 경찰에 복무했다고 해서 부인을 했다, 그러니까 신기남 의장께서는 부친께서 헌병에 근무했다는 건 알고 계셨다는 그런 말씀이 되겠죠?

신 :헌병까지는 몰랐습니다. 군에 군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지, 요즘 말하면 병과나 무슨 계급, 어떤 지휘나 이런 건 모르고 있었습니다.

손 :그냥 상식적으로 판단해 가지고요. 부친이 군에서 어떤 일을 했다는 건 당연히 알 수 있는 상황 아닌가요?

신 :그게 60년 전 얘기고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성인이 돼서야 간접적으로 알게 된 거니까요.

손 :그런데 이건 그냥 통념상으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제하에서 경찰로 복무하셨든 헌병이든 그러니까 경찰로 복무했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부인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군으로 군에서 근무했던 헌병에서 근무를 했든 그 병과야 그렇다 치더라도 어찌됐든 일제하에서 군에 있었다라는 것은 일제를 도왔다 라는 것과 같은 등식이 성립이 되는데요. 경찰에 복무했다라고 해서 부인했다라고 말씀하시는 건 조금 궁색한 변명이 아니냐 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신 :제가 변명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전혀 저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든 건 다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사의 대상도 될 수 있고 그리고 최대한 협조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족정기 세우는 노력은 계속돼야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고 그 일에 충실히 저도 나서겠습니다만 글쎄요, 근데 경찰의 입장과 군의 입장은 좀 다를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찰에 있었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그것은 부인한 것이죠. 사실은 바로 잡아야 되니까요. 경찰이란 건 아무래도 대민업무를 하지 않습니까? 대민업무를 하기 때문에 좀 더 일의 성격이 정치성이 조금 더 강하지 않는가 그렇게 막연히 생각을 합니다.

손 :징병이라든가 친일행위에 있어서 군보다는 경찰이 더 강했을 것이다 그런 말씀인가요?

신 :글쎄요. 징병 이런 쪽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치안유지라든지 대민업무는 경찰이 많이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걸 굳이 제가 비교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여튼 사실은 아니다 라는 것을 제가 부인했을 뿐이고 경찰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리고 군 생활에 대해서는 언젠가 밝힐 기회가 오겠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굳이 그렇게 밝히고 그렇게 싶지 않았던 것이 그런 심정이었죠.

손 :1940년부터 강제 징집이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겠습니다만.

신 :저도 좀 알아봐야 되겠습니다.

손 :아마도 일제 말기로 갈수록 강제 징집이 더 강해졌겠죠. 그렇다면 군에서 근무하면서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 근무하셨다면 그거는 맞는 사실일 텐데요.

신 :보도에 보니까 부산에 근무했다, 그렇게 나와 있다고 그래요. 제가 기사를 못 읽어봤지만,

손 :어쨌든 이제 한반도 안에서 근무하셨을 태고요. 그렇다면 특히 일제 말기로 갈수록 군의 역할이 어떠했다라는 건 신 의장께서도 충분히 추론으로 알 수 있었던 상황 아니었던 가요?

신 :글쎄요. 제가 그 방면을 전공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겠습니다.

손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이것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포괄적인 과거사규명특위 구성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여야 간에 대립구도가 지금 형성이 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좀 이 문제에 있어서 불편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신 :저는 처음부터 민족정기모임에 창립멤버이기도 하고요. 친일진상규명법 발의에도 참여를 했고 저는 저희 선친의 문제와 별개로 저는 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역사적 과제다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 일은 제가 적극 참여할 생각입니다. 당 의장으로서도 그것이 원만하게 국민의 기대대로 성사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 할 겁니다.

손 :부친의 친일행적을 조사하겠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말씀도 하신바가 있는데요.

신 :친일행적, 주변분 말 들어보면 상당히 그래도 민족정신이 좀 강한 분이어서 주변에 늘 은혜를 많이 베풀고 살았다 그런 말씀을 들었어요. 어렴풋이.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사를 받아도 되지 싶지요. 최대한 필요하다면 협조하겠습니다.

손 :먼저 자진해서 댁내에서, 댁내에 어떤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면 먼저 밝히실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신 : 집에... 근데 자라면서 가만 돌이켜보면 그것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듣거나 자료를 접한 적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 관심을 가지고 이런 계기에 알아봐야 되겠죠.

손 :아무튼 어제 오늘 가장 주목거리 중에 하나는 당의장 직은 어떻게 하실 것이냐 하는 문제임에 틀림없는데요.

신 :절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손 :중론이나 여론은 어떤 방식으로 그러면 수립을 하실 생각입니까?

신 :저는 지금 인터뷰 처럼 제 소회를 밝히고 제 앞으로 과거사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관계된 당무를 어떻게 해나가겠다 라는 제 각오를 또 밝히고 그러고 뭐 국민이나 또 당원들의 여론을 지켜보는 거죠.

손 :당에서 혹시 상당히 이런 문제에 대해서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는데요?

신 :그럴 수도 있겠죠.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해주실 겁니다.

손 :이것과 관련해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얘기하신 적은 없습니까?

신 :어저께 제가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상의를 한 적은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겠죠.

정리=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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