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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78> 자동차 첨단 안전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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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강병철 기자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운전대 조작 없이 페달만 밟아도 일렬주차

운전자의 주차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을 선언한 ‘파크 어시스트’ 기능은 독일 폴크스바겐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과 4도어 쿠페 ‘CC’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초보 운전자와 여성운전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후진 일렬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저절로 주차되는 차’보다는 ‘저절로 운전대가 돌아가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는 차’에 가깝다. 후진 일렬 주차할 때 가장 힘들다는 스티어링휠(운전대·핸들) 조작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운전자는 나머지 변속기 변경 및 브레이크 조작을 하면 된다. 센서를 통해 주차공간을 미리 체크하는 시스템이 있다. 따라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운전자는 차가 알려주는 대로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만 밟으면 된다. 파크 어시스트가 작동하고 있는 중에 운전자가 운전대를 돌릴 경우 즉시 이 시스템 작동은 멈춰지고 수동으로 전환된다.

이 시스템은 전자 기계식 파워 스티어링 휠과 앞 범퍼 측면에 내장된 초음파 센서를 이용하는 것이다. 초음파 센서가 차량 주차에 필요한 빈 공간을 읽고 이를 제어하는 차량 모듈 내 컴퓨터에 신호를 전송한다. 이후 컴퓨터는 주차에 필요한 공간을 찾았다고 판단하면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휠 시스템에 내장된 전기 모터가 작동된다. 전기 모터는 스티어링 휠을 일렬 주차에 필요한 만큼 정확하게 작동해 주차를 돕는다.

폴크스바겐 ‘티구안’

파크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기능이 작동된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차량이 앞으로 가다가 주차에 필요한 공간을 초음파 센서를 통해 찾게 되면 계기판에 주차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뜬다. 보통 차량의 길이보다 앞뒤 각각 약 70㎝ 이상의 공간이 남았을 경우에만 이 표시가 나타난다. 후진하라는 표시가 나타나면 변속기를 후진(R)으로 놓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야 한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스티어링 휠이 주차에 필요한 만큼 알아서 작동된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로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뒤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량을 멈춘다. 다시 변속기를 전진(D) 위치에 놓으면 차량이 일렬이 되도록 전기모터가 스티어링 휠을 움직인다.

운전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대로 차량의 전진 및 후진을 해주면 되고 스티어링 휠을 따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차량의 우측면에 일렬 주차를 할 때는 파크 어시스트 버튼만 누르면 되고, 차량의 좌측면에 주차할 때는 파크 어시스트 버튼과 함께 좌측 깜빡이를 작동하면 된다.

앞차와 거리 줄어들면 브레이크 작동돼

차 앞유리의 레이저가 1초에 50회 정도 앞차와의 거리를 잰다.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은 교통사고 현장 조사 결과 전체 추돌사고의 75%가 시속 30㎞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이 기능은 올 6월 국내 출시된 뉴 ‘XC60’에 탑재돼 있다.

차량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레이저 시스템이 최대 6m 이내 전방에 정차해 있거나 주행 중인 차량을 약 1초에 5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우선 시속 15~30㎞로 주행 시 운전자가 앞차와의 거리가 일정거리 이하로 줄어들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차량의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서서히 작동돼 차량속도를 줄여준다. 그 다음 시속 15㎞ 이하로 주행하는데 운전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앞차와의 거리가 급격히 줄어 충돌 위험이 급박하다고 감지되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돼 차량이 완전히 멈추게 된다.

볼보 ‘XC60’

볼보 차는 2020년까지 사고가 나지 않는 차를 만든다는 목표로 차세대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볼보는 1970년 교통사고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연구팀을 구성해 유럽·중국·태국 등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조사했다. 이 덕분에 3만 6000건이 넘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렇게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충돌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최상의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다.

시티 세이프티는 도심 속 교통사고와 피해액을 줄이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메리츠화재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경우 시티 세이프티를 장착한 차량은 보험료를 5.5% 할인받는다.

급제동 땐 자동으로 비상등 3초 동안 켜져

현대 ‘투싼ix(아이엑스)’

지난달 25일 출시된 현대차의 콤팩트 SUV인 ‘투싼ix(아이엑스)’에는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을 고급 사양으로 장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브레이크 조작과 감속 정도로 급제동 여부를 판단한다. 자동으로 제동등(빨간등)과 좌우방향지시등(노란등)을 깜빡거려 뒤차에 앞차가 급제동했다는 점을 알린다.

위험한 상황을 인지한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급하게 밟는다. 이때 ESS는 휠(바퀴)에 장착된 속도 센서와 차량 감속도를 계산해 ‘급제동’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제동인지를 판단한다. 급제동 판단 기준은 시속 55㎞ 이상의 속도에서 주행 시 감속도가 초속 7m의 경우다.

ESS가 급제동으로 판정하면 제동등을 약 3초간 깜빡거리게 한다. 이후 차량이 다시 시속 10㎞ 이상으로 돌아오면 ESS의 역할은 끝난다.

3초 동안이면 시속 100㎞로 주행하는 차량이 약 83m 이동할 수 있다. 보통 차량의 제동거리가 50m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뒤에서 오는 차량이 상황을 인지하고 대처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다. ESS 덕분에 운전자는 뒤차에 위험요소를 알리기 위해 일부러 ‘비상경고등’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뒤차도 앞차가 급제동했다는 것을 바로 알아 추돌사고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운전자 눈동자가 움직이면 전조등·룸미러도 스르륵

자동차 기술 발전은 어디까지

공상과학(SF) 드라마 ‘전격 Z작전(Knight Rider)’에서 주인공 데이비드 핫셀호프가 몰던 ‘키트(KITT)’ 자동차와 비슷한 ‘무인 원격 제어 자동차’가 연구되고 있다. 2001년 이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무인 원격 제어 전투기 ‘프레데터’를 투입했기에 상용화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인명 살상을 목표로 만들어진 전투기와 달리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하는 무인 원격 제어 자동차는 개발이 더 힘들다는 평가다.

자동차부품산업연구원 유시복 선임연구원은 “SF 영화에 나오던 첨단 자동차 장치 대부분은 연구개발이 이뤄진 상태”라며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상용화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SF 영화나 소설에 나오던 첨단 자동차 기술 대부분은 연구개발(R&D)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자동차 기술이 더 이상 인간의 상상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각 자동차회사 연구소는 실물을 제작하지는 못했더라도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도면까지는 대부분 작성했다고 한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과연 생산해도 연구개발 비용을 뽑고, 양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그래서 외신을 통해 가끔 소개되는 나는 자동차처럼 기상천외한 것도 개발보다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T)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무선인터넷, 화상통화, 문서 작업 등 모바일 업무 기능을 장착하는 기술도 상용화가 머지않았다.

요즘 각광받는 분야는 IT를 통해 자동차와 사람을 접목시키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자 시각 인지 분석 장치’다. 얼굴과 눈동자를 추적하는 카메라를 설치해 사람의 상태를 분석한다. 얼굴과 눈동자 위치에 따라 룸미러와 사이드미러의 위치가 저절로 조정된다. 멀리 있는 표지판으로 시선이 향할 경우 전조등은 그곳으로 향한다. 눈동자를 통해 운전자의 피로 상태와 주행 거리 등을 분석해 졸음 운전 위기에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되고 스티어링 휠이 움직인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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