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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발칸] '코소보해방' 美의 진짜 속셈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NATO군의 주력인 미국의 1차적인 공습목적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어 코소보 평화협상안에 '무조건' 사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미국의 뜻에 따르지 않는 유고의 콧대를 이 참에 완전히 꺾어놓겠다는 속셈도 엿보인다.

그러면서 전세계에 걸쳐 러시아를 포함, 미국에 뻣뻣하게 나오는 국가들에 미국의 단호한 의지와 힘을 과시하는 '경고 메시지' 를 전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

거추장스런 유엔결의 없이도 언제든 과감하게 무력을 쓸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러시아.중국이 유고 공습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고의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탄압을 중지시킨다' 는 인도주의적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량살상이 가능한 공습을 감행한데 대한 설득으로는 약하다.

세르비아계의 감정을 악화시켜 알바니아계에 대한 보복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게다가 NATO동맹국 터키의 쿠르드족 핍박에 대해서는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등을 대비하면 미국의 속셈이 더욱 분명히 보인다.

인도주의를 표방하지만 국익에 따라 얼마든지 이중잣대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미국의 뜻대로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미국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2차대전 때 히틀러의 영국폭격은 영국인의 항전 의지만 높였으며 북베트남과 이라크 폭격도 마찬가지였다" 며 공습효과에 의문을 표했다.

유고는 2차대전 때 나치공습에 굴하지 않고 전국이 초토화될 때까지 결사항전했던 전통이 있다.

김종수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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