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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아용 조류 점자책 첫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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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도 우리처럼 다리가 있네요. " 가람 (14.여) 이는 점자책에 실려 있는 황새 그림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신기해 했다.

가람이는 태어나자마자 들어간 인큐베이터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안돼 시력을 잃었다.

새는 상상 속의 동물이었다.

18일 오전 11시 서울종로구신교동 서울맹학교 중등과정 1학년1반 교실. 학생들은 생전 처음 접하는 새를 더듬어 보며 내내 호기심에 찬 표정을 지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회장 金成萬)가 이날 서울맹학교에 무료로 '한국의 천연기념물' 야생조류편 점자책 30권을 건네준 덕분이다.

金회장이 점자 조류도감을 만들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한.일 시각장애인 학생 점토 작품전을 참관하고 나서다.

알이 아닌 새끼들을 몸속에 품고 있는 어미새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 "새 사랑은 곧 인간사랑입니다. 작품을 만든 학생은 어릴 적 시력을 잃어 한번도 새를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를 알게 해 주자' 고 결심했습니다. "

LG상록재단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 제작된 점자책 1만권은 시각장애인 학교와 공공도서관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한국조류보호협회 797 - 4765~6.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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