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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년넘게 韓美가교역 태미·샌디 오버비 자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미 양국의 돈독한 우정을 이끌어가는데 우리 자매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 '한국이 좋아' 한국에서 둥지를 틀고, 10년째 한미 양국간 경제에 가교 역할을 하는 미국인 자매 기업인이 있다.

태미 오버비 (39) 와 샌디 오버비 (31) 자매가 그들. 언니인 태미는 8백여 주한 (駐韓) 미국기업과 2천여 회원들의 조율을 담당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AMCHAM) 의 수석 상근 부회장. 암참 안살림을 챙기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그녀는 매년 미국을 방문해 미 의회와 정부 부처.투자가 등을 찾아 다니며 한국 경제의 발전상을 홍보하고 대한 (對韓) 투자를 호소하는 암참내 '도어 노크 (Door knock) 회' 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가 잘돼야 암참 회원사들도 성공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노력을 홍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어요. " 그녀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 을 최대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외국인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선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동생 샌디 역시 '홍보전문가'. 주한 외국기업 홍보 대행회사인 메리트커뮤니케이션의 차장으로 드비어스 다이어몬드.한국 쉐링 등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다. 그녀 역시 주한 미국기업의 젊은 경영인 모임인 '영 프로페셔널 코미티' 의 공동회장으로 양국의 경제 협력방안 마련 등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년전. 한국행에는 아버지 그렌 (61) 과 어머니 메리 (62) 의 영향이 컸다.

두 사람 모두 각각 주한 미8군 소속 군인과 군속으로 한국에서 10여년 생활한 '한국통'. 현재 미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어머니는 아직도 한국인의 정 (情) 과 문화를 잊지 못해 이웃들에게 한국을 알려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한국 사랑을 배운 탓인지 대학을 마치고 주저없이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지요. " 태미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아칸사 주립대학 (마케팅) 출신. 졸업 직후인 지난 88년 한국에 찾아와 미국계 컨설팅사 등을 거쳐 암참에 발을 들였다.

샌디 역시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92년 내한, 삼성전자의 휴먼리서치 부서에서 해외 경영전략 업무를 담당하다 2년반전 현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샌디는 삼겹살.김치찌개에다 소주를 곧잘 먹는 '준 (準) 토종' 한국인이다.

국내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아 간단한 의사소통은 한국어로 한다.

일에 푹 빠져 살아온 탓인지 두 사람 모두 '싱글'. 그래서 한국의 기혼 직장여성들에 대한 '경외심' 이 대단하다. 남자 직장인들과 똑같이 밤 늦게까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집안 살림도 모두 책임져야 하는 한국 여성들의 체력과 능력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는 것. 독립성이 강한 서구인들의 성향 탓에 각기 다른 집에 살고 있지만 이들 자매는 누구보다 아끼고 의지한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정붙이고 사는 만큼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 이제는 "한국사랑이 우리 가문의 중요한 유전인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는 태미.샌디 자매의 희망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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