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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힘실리는 국민회의 '힘센총장'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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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회의에서 '실세 (實勢) 총장론' 이 급부상하고 있다.

권노갑 (權魯甲) 고문의 당무복귀를 계기로 활발해진 지도체제 개편논의의 또 다른 핵심사안이기도 하다.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구실을 하려면 조직.자금을 관장하는 사무총장에 실세가 포진해야 한다는 것인데, 특히 국민화합과 전국정당화 추진을 위해 당의 간판인 대표로 TK 출신인 이수성 (李壽成) 평통수석부의장이나 이만섭 (李萬燮) 고문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세총장이 등장해야 한다는 논리는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韓和甲) 원내총무나 김옥두 (金玉斗) 지방자치위원장이 적합하지 않느냐는 것. 韓총무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당을 관리하면서 16대 총선 공천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실세형 대표가 기용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구로을 재선후보로 공천된 한광옥 부총재, 충청권의 대표격인 김영배 (金令培) 부총재,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 등이 그들인데 이런 구도에서는 실무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은 정균환 (鄭均桓) 총장이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과 영남인사가 한 티켓이 되는 공동대표제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이 경우 실세총장의 존재가 절실해진다.

金대통령의 정국운용 구상에 따라 결판나겠지만 현재까지의 대체적 관측은 '영남 대표 - 호남 총장' 구도 쪽이다.

이렇게 돼 韓총무가 총장으로 이동하게 된다면 후임총무에는 4선의 중진인 조순형 (趙舜衡) 의원 등이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지역구 사정에 문제가 없는 鄭총장이 입각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남 대표 - 수도권 총장' 구도가 되면 이해찬 (李海瓚) 교육부장관의 총장 기용도 예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과 설훈 (薛勳) 기조위원장의 자리바꿈도 가능하다.

4월 중순께 귀국하는 이인제 (李仁濟) 전국민신당고문의 거취도 주목된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金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고문에 추대될 소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당직개편의 초점은 당의 정치력 부재로 인해 대통령이 여론과 야당의 직격탄을 맞는 사태를 방지하는데 맞춰질 것" 이라고 예고했다.

여하튼 외부의 정치적 충격파를 총장이 1차적으로 걸러내고 대표가 2차의 방탄역할을 하는 완충구조 구축이 시급하다는 데는 청와대와 국민회의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실세총장의 출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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