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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성여중 주부대상 교육 '어머니 중학교' 입학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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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가정교사가 되겠대요. 열심히 노력해 어릴 적에 못다한 공부에 대한 한을 풀겠습니다. " 26일 오전 10시30분 부산시금정구회동동 신성여상 강당에서 열린 '어머니 중학교' 신성여중 (교장 朴淳植) 의 제1회 입학식장.

6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31년만에 중학교에 들어가는 주부 최연봉 (崔連鳳.45.부산시영도구청학동) 씨를 비롯, '어머니 중학생' 2백16명은 만학의 꿈을 펼칠 각오를 단단히 한 듯 매우 상기된 표정이었다.

입학식은 어머니들의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김영식 부산시 부교육감을 비롯해 가족.친지 등 4백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학교 선배' 인 신성여상 재학생 1백여명이 가슴에 빨간 종이꽃을 달아주자 어머니 신입생들은 못배운 응어리가 되새겨지는지 손수건으로 눈물을 연신 찍어냈다.

신성여중은 신성여상의 병설 학력인정 학교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등학교만 나온 주부들을 대상으로 중학교 교과과정을 가르친다.

올 신입생들은 20대 (2명)에서 60대 할머니 (5명)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며, 이중 40대 주부가 1백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연 3학기에 걸쳐 국어.영어.수학.컴퓨터 등 10개 기본과목을 배우고 2년만에 졸업한다.

특히 '주부 학생' 이기 때문에 주.야간 2학급으로 나뉘어 하루 4~5시간씩 공부하게 된다.

최고령자인 장구주 (張九柱.69.부산시수영구광안4동)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52년만에 중학교에 다니게 돼 감개무량하다" 고 말했다.

朴교장은 "과거 어려운 시절 기회를 놓친 주부들에게 다시 학업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해 어머니 중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고 말했다.

부산 =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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