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한보인수 확실시…인수의향서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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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철강이 동국제강으로 넘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7일 "채권단이 한보철강 인수의향서를 받아본 결과 국내에서는 동국제강만이 참여했다" 며 "외국 기업으로 영국 이스팟사와 인도 에사르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워낙 낮은 가격을 제시해 현재로선 동국제강이 가장 유력하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인천제철 등 다른 국내 기업에도 참여를 요청했으나 의향서를 내지 않았고 별도의 수의계약에 나서는 곳도 없다" 며 "외국업체들이 조건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대안이 없다" 고 말했다. 지난해말 1차 입찰때 참여했던 태국 NTS사는 이번에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보철강 매각은 미국 뱅커스트러스트컴퍼니 (BTC) 주도로 뉴욕에서 수차에 걸친 국제입찰을 거쳤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특혜 시비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동국제강은 조만간 구체적인 조건 협상에 나설 예정인데, 동국제강은 1차 입찰때 제시한 인수가 (1조7백20억원) 보다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인수금액을 7년거치 13년 분할상환의 조건으로 치르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면서 "동국에 인수금액의 일부를 당장 현금으로 내놓을 것을 요구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한보철강 A.B 지구를 모두 인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동국 관계자는 "A지구에서는 철근 생산시설만 활용하고 핫코일은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며 B지구 코렉스설비는 되팔거나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동국은 한보철강 인수에 대비, 최근 부산제강소를 폐쇄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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