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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시민의 일꾼/진달래회 이재연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해 4월 대기업 부장으로 명예퇴직한뒤 9개월동안 실직자였던 정환옥 (鄭煥玉.50.서울은평구응암동) 씨. 당연히 긴 방황이 뒤따랐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우연히 알게된 한 시민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소자본 창업자들을 도와주는 이 모임의 이름은 '진달래' ( '진짜 달콤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모임' 의 줄임말) . 창업 희망자들끼리 요식업.유통업 등 소모임을 만들어 정보교환.시장조사를 하면서 한 사람이 창업하면 다른 회원들이 몰려가 궂은 일들을 처리해주는 품앗이를 하는 모임이다.

'진달래' 회원들은 鄭씨가 골라온 몇가지 창업 업종을 검토, 한식 생요리배달 체인점을 권장했고 여러 체인본부의 재정상태도 조사해줬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체인본부 사장을 서울역삼동에 있는 진달래 사무실로 불러와 교육비 명목의 60만원을 없애는 등 불리한 조건들을 일일이 고쳤다.

지난달 어엿한 사장이 된 鄭씨는 "혼자서는 선뜻 창업할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 이라며 "이제는 내가 창업을 준비하는 다른 회원들을 도울 생각" 이라고 말했다.

'진달래' 를 이끄는 사람은 창업 컨설턴트 이재연 (李在蓮.33.여.서울강남구역삼동) 씨. 지난해 8월 노동부에서 열린 자신의 창업강좌를 수강했던 명예퇴직자.주부.창업 실패자 등과 함께 이 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불교방송.KBS 제2라디오 등에서 창업상담 코너를 맡고 있는 李씨는 10여년간 화장품 할인점.미용실.피자가게 등 다양한 소자본 점포를 운영한 경험이 자산이다.

"여러 조건을 꼼꼼히 따져 소자본 창업자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단체가 필요합니다. 사전조사를 통해 부실한 체인본부를 밝혀낼 것이며 회원중 누구라도 잘못된 계약으로 창업에 실패하면 체인본부에 법적.도의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

이같은 당찬 계획으로 李씨는 지난해 11월, 12월 총회때 유망업종 체인본부 사장들을 불러 설명회를 개최하고 유리한 계약조건을 내놓도록 유도했다.

업종 선택부터 계약까지 회원들끼리 품앗이로 도와주는 '진달래' 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실직자들이 몰려들어 11명이었던 회원이 4개월여만에 4백여명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진달래' 를 통해 15명이 창업에 성공했다.

'진달래' 는 조만간 PC통신 하이텔에 상담코너를 만들고 회원소식지도 발간할 예정이다.

02 - 539 - 8789.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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