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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규 선생 30주년 추모문집 '다시…' 발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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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 시대 영원한 스승으로 남는다는 게 뭘까. 또 묵묵히 걷는 교육자의 길은 얼마나 가치있는 일일까. 이런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 요즘 외길 교육자의 길을 걸었던 김원규 (金元圭.1904~1968년) 선생의 30주기 추모문집 '다시 태어나도 교육자의 길을' 은 꽤 많은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그가 일제 때 평양고보와 일본 히로시마고등사범 영문과를 졸업한 이후 함흥농고에서 처음 교편을 잡은 것은 1929년. 이후 경기여중고.서울중고교.경기중고교를 거쳐 서울시 교육감을 역임했던 40년 교육 발자취는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특히 그는 일찍이 교사재교육.교육자치제.세계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선각자적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책으로 밝혀져 더 가슴 뭉클하다.

김 선생은 하루하루를 '이지 고잉' (쉽게 살기) 하는 것을 죄악으로 삼으며 독일을 일으킨 철의 재상 비스마르크와 터키의 영웅 케말파샤의 정신력을 교육의 모델로 삼았다.

"국가가 곤란한 이 때 제군의 분발 없이 어찌 나라의 광명을 바랄 수 있겠는가. 평탄한 물결은 능숙한 수부를 요하지 않는다. 올바른 교육을 받은 올바른 지도자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 ( '주간경기' 59년10월3일) 그는 가혹하리 만치 교육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는 가혹한 만큼 많은 인재를 길러낸 참 교육자였다.

그가 11년간이나 몸 담았던 서울고의 별명이 '신문로 감옥소' 였던 게 상징적이다.

53년 겨울 새벽, 도망가는 지각생을 뒤쫓다가 발생한 그의 '실족골절' 사고는 사회적으로 일대 화제를 불러모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 선생은 일본 문부성의 초청 과학기술 교육 현장 시찰 중 갑작스레 별세해 회한을 남겼다.

책은 비매품. 연락처 0342 - 701 - 2217.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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