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D-2] 밤엔 기온 뚝…때아닌 '추위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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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땡볕이 내리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한국선수단이 때아닌 추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선수촌에 머무르는 270명가량의 한국선수단은 35도를 넘는 낮 시간에는 에어컨을 틀어 더위를 떨쳐내고 있지만 저녁과 새벽에는 초가을 날씨처럼 기온이 뚝 떨어져 추위를 호소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단 관계자들은 선수촌 운영본부 측에 두꺼운 이불을 지급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여분이 없다'는 답변을 듣자 부랴부랴 아테네 시내를 뒤지는 등 이불 구하기에 나섰다.

*** IOC, 인도네시아 하산위원 제명

○…인도네시아의 군부독재 시절 부정부패에 연루돼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모하마드 봅 하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전격 제명됐다. IOC는 10일(한국시간) 아테네에서 열린 제116차 정기총회 첫날 하산 위원 제명을 안건으로 상정해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101표, 반대 3표, 기권 6표로 통과시켰다.

94년 IOC 위원이 된 하산은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삼림 불법 벌채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인도네시아 민주정부에 기소돼 최근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산은 2001년 IOC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위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김운용 위원도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제명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선수들에게 미국을 상징하는 물건을 선수촌 밖으로 내걸지 말라는 엄명이 내려졌다. 허먼 프레이저 미국선수단장은 10일(한국시간) 15분간의 브리핑을 통해 테러리즘에 대비한 안전 수칙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로라 버그 소프트볼 대표팀 중견수는 "우리는 선수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국기를 아파트 밖에 걸어 놓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며 "그들은 우리가 테러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는 "선수촌 담을 넘는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혈액 검사를 전 종목으로 확대하면서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적발된 대부분의 선수가 출전 금지를 당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에는 육상.야구.사이클.카누 등의 종목에서 6명의 선수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일랜드의 육상 1만m 선수 자인 케덜 롬바르드(28), 스위스의 사이클 대표선수 오스카르 카멘진트도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EPO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스페인 카누선수 호비노 곤살레스, 그리스 야구팀의 데렉 니콜슨.앤드루 제임스 브랙 등도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그리스 사냥꾼 연합'의 니코스 파파도디마스 회장은 9일 불가라키스 그리스 공공질서 장관을 면담하고 사냥꾼 연합 소속 회원 55명이 올림픽 기간에 자신들이 지리에 익숙한 시외의 경기장 경비와 산불 감시를 무료로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55명은 방화범을 체포할 수 있는 산불감시요원 자격 보유자들. 이들은 앞으로 실내 경기장 주변뿐 아니라 조정경기가 열리는 마라톤 호수, 산악자전거 경기장인 마운트 파르니타, 아테네의 상수원인 모르노스 댐과 수로의 경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단체 측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희귀한 펠리컨 한 마리를 죽이면서 자신들의 사냥 할당량에 전전긍긍하는 사냥꾼들이 과연 올림픽 보안에 기여할 수 있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 SI "한국 금 6개 따낼 것"

○…한국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 6, 은 7, 동메달 9개 등 총 22개의 메달을 획득할 것이라고 미국의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10일(한국시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도했다. SI는 한국이 양궁 여자 개인(윤미진) 및 단체, 양궁 남자 단체, 배드민턴 혼합복식(김동문-라경민), 유도 남자 73kg급(이원희), 태권도 남자 68kg급(송명섭) 등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유도 여자 48kg의 이경옥이 금메달, 57kg의 계순희가 은메달을 따고 역도 여자 53kg의 이송희가 은메달을 추가해 총 금 1, 은 2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SI는 미국이 금 38, 은 37, 동 36개 등 111개의 메달을 획득해 러시아와 중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테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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