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이란]뇌의 포만·섭식중추가 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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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식욕은 뇌 깊숙이 위치한 시상하부 (視床下部)에서 관장하는 가장 오래된 본능. 수면욕.생식욕보다 훨씬 원초적 본능이다.

서울대의대 생리학교실 김전 (金典) 교수는 "시상하부의 식욕중추는 식욕을 억제하는 포만중추와 식욕을 자극하는 섭식중추로 나뉘며 음식물이 들어오는 위장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고 설명했다.

즉 음식물이 들어오면 포만중추가 자극돼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것. 차세대 비만치료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펜플루라민 등 식욕중추억제제도 식욕이 신경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우리 나라엔 아직 도입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이 식욕중추억제제를 4개월 이상 장기복용하면 심장병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식욕중추억제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비만유전자. 94년 미국 록펠러대학에서 처음 발견된 비만유전자는 렙틴이란 식욕감퇴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유전자. 최근 건국대에서 렙틴 호르몬 분비가 정상 쥐보다 20배나 많은 형질전환 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식욕에 불을 지르는 멜라닌억제호르몬 (MCH)도 있다. 21일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미국조슬린당뇨센터 연구진이 멜라닌억제호르몬이 식욕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렙틴 유전자를 사람 유전자에 이식하거나 반대로 멜라닌억제호르몬 유전자를 제거하면 약물 부작용없이 식욕을 떨어뜨려 비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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