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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고교 정원 “줄어든 만큼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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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천안지역 고교 입학 정원이 늘어난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59·사진)은 “천안북일고의 자율형 사립고(자율고)로 전환으로 고교 입시 경쟁이 가중될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도 천안지역 고교 입학정원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늘어나는 입학정원은 모두 261명, 6학급 규모다. 천안중앙고, 천안여고, 천안두정고, 천안쌍용고에 각 1학급씩 늘어나고 천안청수고는 2학급이 증설된다. 이는 “준 만큼 늘리겠다”는 ‘계산법’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북일고는 자율고로 전환되는 내년부터 1학년 468명이던 정원이 415명이 된다. 학급 수는 12개, 그대로지만 정원은 53명이 준다. 그리고 자율고 전국단위 모집으로 208명(50%)은 타시도 학생이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천안지역 고교 입학정원은 261명(208+53명) 이 감소하는 셈이다. 천안 고교 응시가 가능한 충남지역 중3 학생 입장에선 입학의 문이 그만큼 좁아져 일부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래서 도교육청은 북일고 자율고 전환으로 줄어드는 정원만큼 5개 고교에 6개 학급을 증설하기로 한 것이다. 입학정원이 늘어나는 학교는 교실여건 등을 감안, 수용 가능한 데 부터 우선 배정했다.

천안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천안지역 고교 입학정원의 경우 2007년 8199명, 2008년 8745명, 2009년 8823명, 2010년 9004명으로 해마다 늘어 나고 있다. 중3 학생 수는 2007년(7976명)~2009년(8675명) 완만한 증가 추이를 보였으나 2010년에는 8603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고교 입학정원(9004명)이 중3 학생 수(8603명)에 비해 401명 많다. 내년도 고교 입시 학생 수급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충남 타지역 학생들이 천안 고교에 몰리는 상황이라 천안의 학부모들은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한편 천안고·천안중앙고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충남의 우수 중학생들이 자율고로 전환하는 천안북일고 및 충남외고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천안지역 일반계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천안지역 일반계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 명문고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에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교육청이 억지로 끌고가기 보다는 개별 학교의 자구 노력을 평가해 지원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도교육청은 공주에 있는 충남외국어교육원 분원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계열 마이스터고(실업계 특성화고)를 천안과 아산지역에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취임 100일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인터뷰]
“천안·아산 명문고 육성 대책 마련하겠다”
영어전용교실 만들고, 자구노력 학교 집중 지원

17일 충남도교육청에서 만난 김종성 교육감은 “천안·아산 교육에 새 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도내 일선 시·군 교육청을 돌며 교육공동체 의견을 수렴한 김 교육감은 “사무실에서 생각한 것(충남도교육청 교육국장 시절)과 (도 교육감 당선 후)현장에서 느낀 것은 매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교육의 새 바람은 학교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과거 교육기능에 돌봄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력증진과 사교육비 경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 교육감을 만나 충남 교육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천안과 아산지역 교육현안에 대해 물었다.

-후보시절 본지를 통해 천안과 아산지역 교육정책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달라진 것이 있나.

“의견수렴 과정에서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방과 후나 야간에도 교육서비스를 더해야 한다.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더 오른다는 것은 그 동안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학부모 교육도우미를 적극 활용, 교원들의 업무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학생들에게는 저녁급식도 제공하고 귀가 차량도 지원할 예정이다.”

-북일고 자율고 전환으로 고교입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반계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충남외고가 2010년 입시부터 충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자율고로 전환될 북일고는 충남에서 절반, 나머지 절반은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이 때문에 천안과 아산지역 성적 상위 학생들이 두 학교로 빠져나갈 경우 일반계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것 같다. 천안과 아산지역에서만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고교 경쟁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다. 천안과 아산지역 고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있나.

“지역 명문고 육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교실, 주말계절학교,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특성화고, 자율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학력향상 중점학교, 영어전용교실 등이 천안 25개교, 아산 9개교에서 실행되고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력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명문고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는 지원을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충남외국어교육원 분원을 천안이나 아산에 설치하신다고 밝힌 바 있다. 언제쯤 결정되나.

“현재 공주에 있는 외국어교육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학부모로부터 체험 학생 수를 늘려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 학생중심의 충남외국어교육원 분원 설치를 구상 중이다. 아직 지역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지역 여건과 접근성, 경제성 등을 검토해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시설과 인력을 갖출 예정이다.”

-천안의 경우 급격한 도시성장으로 지역별로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위기학생도 늘고 있다. 대책은.

“천안 동남지역에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 사업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학생 개인 맞춤형 학습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천안교육청에 학생생활지원센터를 설치해 위기학생 선도와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기숙형 중학교도 계획 중에 있다.”

-아산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 등과 연계한 맞춤형 전문계고 육성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계획이 있나.

“아산지역에 전문계고는 한올고가 있지만 전문계열 학과가 33학급 중 6학급에 불과해 일반계고나 다를 것이 없다. 따라서 아산은 지역 산업과 연계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계열 마이스터고’의 신설이 필요하다. 지역에 요구가 있고 학생수용 충원이 가능할 경우 적극 검토하겠다.”

-아산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정착되고 있다. 도 교육청 차원의 지원은.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학생을 우수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학생들을 모두 아산지역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고교를 특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학교 육성방안으로 모두 15개 중학교를 지정해 집중 지원하고 있고 고교도 9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양한 학교육성사업에 아산지역 학교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집중지원 학교도 더욱 확대하겠다.”

장찬우 기자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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