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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서 '고은 시의밤-山河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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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지갑이 얇아, 몸이 바빠 4박5일 금강산 유람이 그림의 떡이라면 이건 어떨까. 단돈 만원 (학생 5천원)에 시인과 가객들의 안내를 받아 극장 객석에서 느긋이 다녀오는 두 시간 동안의 북녁땅 구경. 이름하여 '고은 (高銀) 시의 밤 - 山河여, 하나의 山河여' 다.

예술의전당이 개관이래 처음 마련하는 문학행사인 이번 공연은 오는 16.17일 밤7시30분 토월극장 무대에서 열린다.

공연의 줄기는 물론 '삼지연 젊은 아낙' 등 남.북한에서 쓴 최근작 16편의 시낭송. 시인의 낭송이 시란 단지 고울뿐 아니라 격정적이다못해 극적이기까지 하단 것을 귀로 확인시켜준다면, 무대위에서는 금강산.묘향산.백두산 풍경과 평양거리를 담은 40여장의 슬라이드 화면이 시상 (詩想) 을 낳은 배경을 눈으로 확인시킨다.

동반하는 특별손님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또다른 볼거리이자 들을거리. 남북한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씨 특유의 입담이 등장하는가 하면, 고은 시인의 시 '금강산' 을 창으로 들려주는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 시 '돌아가는 길' 을 춤으로 엮는 무용가 김기인씨가 그 뒤를 잇는다.

'소리꾼' 장사익씨, '가수' 안치환씨, 그리고 후배시인 도종환.안도현씨까지 추임새를 넣는 것은 시와 노래가 본래 하나였음을 일깨워주는 셈이다.

거친 듯 나직한 듯 힘과 열정을 담은 고은 시인의 낭송 솜씨는 이미 국내외에서 그의 시 못지않게 유명한 터. 이 달 초에도 프랑스정부 초청으로 파리에서 시낭송회를 갖고 돌아온 시인은 "활자화된 시보다는 낭송하는 시가 시의 본질에 가까운 것" 이라고 말했다.

무대 진행은 영화배우 문성근씨, 연출은 예술의전당 예술감독 문호근씨가 맡았다.

문의02 - 580 - 1250~3.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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