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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SW시장 기선잡자 국내외업체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빠르게 커지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겨냥한 국내외 기업간 경쟁이 후끈달아오르고 있다.

컴퓨터바이러스 분야의 국내 '간판격'인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와 미국 시만텍사가 품질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 업체가 경쟁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3조6천억원. 그러나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인원감축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기술(IT)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20% 정도 늘어난 4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데이터베이스(DB) 업체간 경쟁 = DB업체인 미 사이베이스의 한국지사인 한국사이베이스는 지난달 20일 "한국오라클이 발주처인 서울대병원에 사이베이스의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처럼 소개하는 등 왜곡된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그 자료는 병원측 요청으로 만들어진 내부 문건으로, 사실에 입각한 것" 이라는 주장.

이처럼 이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서울대 병원의 DB시스템을 수주할 경우 내년에만 1백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기관 DB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1천5백억원 규모의 국내 DB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바이러스백신 소프트웨어분야 경합 = 지난달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가 비공개로 시행한 관련 소프트웨어 비교실험 결과보고서가 외부에 유출되면서 문제가 됐다.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의 'V3' 와 시만텍의 '노턴안티바이러스' , 미 트랜드사의 'PC - 실린98' 등을 놓고 실험을 했는데 시만텍 제품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오자 안연구소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

안연구소측은 ▶V3가 치유한 바이러스가 제대로 체크되지 않는 등 조사방법이 왜곡됐고 ▶한국에서는 시만텍 제품보다 V3가 더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안연구소는 내달초 정보통신부가 바이러스백신 프로그램 인증체계가 확정되면 객관적인 제3자에 맡겨 '진검(眞劍) 승부' 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시만텍은 "조사결과는 객관적" 이라고 주장하며 국내 시장을 파고들 계획. 양사가 이같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것은 이 시장이 올해 40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년에 1백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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