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임 위성복 조흥은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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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위성복 (魏聖復) 조흥은행장이 끝내 퇴진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개인문책을 받지 않고 자진사임 형식으로 물러나 앞으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재기할 여지는 남겼다지만 아쉬움이 남은 표정이다.

魏행장을 만나 퇴임의 변을 들어봤다.

- 지금 심경은.

"책임을 진 사람이 물러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외자유치.합병 등의 자구계획을 이행할 만한 시간이 부족했다."

- 합병추진이 제대로 안된 이유는.

"정부에서 합병 발표단계에 가서 갑자기 강원.충북은행의 순자산 마이너스 부분을 채워야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강원.충북 주주들이 증자를 해야 하는데 그건 조흥은행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시간이 더 있었으면 가능했나.

"시한 연장을 당국에 건의했지만 시간이 더 있었다고 성사됐을지는 미지수다. 강원은행 대주주인 현대와는 현대의 지분율만큼은 책임을 지겠다는 정도까지만 얘기했다. 그러나 지분율이 12% 정도밖에 안되는 현대만으로는 순자산 부족분을 채울 방법이 없다."

- 앞으로 조흥은행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 (금감위에)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분들이 있으니까 알아서 하지 않겠나. "

- 임원 2명도 함께 물러나는데.

"꼭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나 혼자만 나가고 다른 임원들은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고 부탁도 해 봤다. 그런데 벌써 다 정해져 있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 짧은 기간 행장을 했는데 은행장 자리가 어떤가.

"행장 자리는 좋지만 그만큼 능력이 안되면 힘들다. 나는 힘들었다."

- 출신지역 (호남) 과 관련한 소문에 대해선.

"오히려 역차별당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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