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넷스케이프 인수 AOL회장, 빌 케이츠 맞수 급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천하무적이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회장도 머지 않아 스티브 케이스 아메리카 온라인 (AOL) 회장에게 밀리고 말 것이다. "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오랫동안 AOL을 취재해 오고 있는 카라 스위서 기자는 얼마전 이렇게 전망한 바 있다.

그의 견해는 AOL을 과대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24일 AOL이 넷스케이프 인수를 공식 발표하면서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올해 40세인 케이스 회장은 2천만명에 달하는 넷스케이프 고객과 1천4백만명의 자사 고객을 합칠 경우 빌 게이츠(43) 회장이 더 이상 두려운 상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동안 MS의 공룡같은 덩치에 밀려 고전해온 그는 이번 넷스케이프 인수에 선 마이크로시스템까지 참여시킴으로써 인터넷 접속 (AOL) - 이용 (넷스케이프) - 프로그래밍 (선 마이크로시스템) 의 강력한 연합구도를 형성, MS의 명실상부한 라이벌로 부상했다.

이번 협상에서 선사는 넷스케이프의 업무용 소프트웨어 부문을 확보하고 AOL에 일정액의 기술사용료를 지불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스회장의 3사 연합전선은 '인터넷 드림팀' 으로 불린다. 인테넷 웹 브라우저의 선구자인 제임스 박스데일 넷스케이프 사장과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 라는 모토를 앞세워 네트워크 컴퓨터 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스코트 맥닐리 선사 회장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회장으로 취임한 케이스는 AOL의 접속 프로그램을 잡지나 일상 생활용품에 끼워 무료로 배포하는 전략으로 최근 5년간 가입자수를 14배나 증가시켰다. 그동안 매출도 70배로 키워냈다. 그의 '무료 디스켓 배포' 전략은 인터넷 관련사업에서 마케팅의 고전으로 통할 정도다.

그만큼 사업수완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다른 회사의 최고경영자들과는 달리 공학도 출신이 아닌 그는 피자헛에서 메뉴개발 업무를 담당하다 10여년전 AOL의 전신인 컨트롤 비디오의 마케팅 담당으로 정보통신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후 회사를 정상의 위치로 올려놓아 벤처기업의 성공에 정보기술 못지 않게 경영기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 장본인이기도 하다.그는 지난 10월 타임지가 선정한 '가상 공간의 중요 인물 50인' 에서 3위를 차지한다.

한편 MS측은 "이번 합병으로 인해 MS에 대한 반독점 소송의 근거가 사라졌다" 고 밝히고 소송의 짐을 벗고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뿐아니라 세계 인터넷 사업의 판도를 바꿀 AOL연합군과 MS의 전쟁은 벌써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