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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온라인,넷스케이프 인수 추진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인터넷시대에 혜성같이 나타난 넷스케이프사가 아메리카 온라인 (AOL)에 곧 인수될 것이라는 보도는 골리앗에 대항하다 힘이 부쳐 쓰러지는 다윗을 연상시킨다.

그동안 넷스케이프는 컴퓨터 운영체계 (OS)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MS) 사가 MS윈도에 자사의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통합해 팔면서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 94년 현 회장인 제임스 클라크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직원 3명과 함께 시작한 넷스케이프는 그해 웹브라우저 네비게이터를 내놓으며 고속성장을 거듭, 지난해 직원 2천4백명에 5억3천3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넷스케이프는 한때 인터넷 브라우저시장의 85%를 점유하기도 했으나 95년 8월 MS가 익스플로러를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낮아져 지난 8월 현재 41.5%로 떨어졌다.

넷스케이프는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자사 브라우저를 무료로 공급하는 한편 사업다각화를 꾀했으나 만족스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4월 제임스 박스데일 사장은 급료를 1달러로 내리고 직원 3백명을 해고하는등 구조조정에도 착수했다.

넷스케이프는 MS가 윈도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웹브라우저 시장을 부당하게 장악하려 한다고 비난해왔고 이에 따라 미 법무부와 20개 주정부는 MS사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제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AOL과 이번 인수협상에 참여한 선마이크로시스템 또한 MS가 윈도의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려는데 위기감을 느껴왔다.

96년 MS와 익스플로러 사용계약을 맺은 AOL은 내년 1월 계약만료시 MS와의 관계를 끊고 넷스케이프와 손잡을 것으로 점쳐져 왔는데 이번에 아예 넷스케이프 인수에 나섬으로써 MS익스플로러와의 본격경쟁에 나서려 하고 있다.

지난달 MS가 자사의 자바 프로그램을 불법 변용했다고 소송을 내 최근 승소판결을 받아내 MS에 일격을 가한 선사 (社) 는 이번 협상을 통해 넷스케이프의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차지하는 한편 1천3백만명에 이르는 AOL고객에게 자바프로그램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AOL과 선이 넷스케이프 인수를 통해 MS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1백24억달러로 MS (1백40억달러)에 육박한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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