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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서 해몽까지 사이버 역술코너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직장인 권혜숙 (權惠淑.32) 씨는 새로운 PC통신 코너에 재미를 붙였다.

PC통신의 사이버역술코너가 그것. 몇달전 우연히 이 코너에 접속해 '오늘은 손재수가 있으니 가능하면 문서계약을 하지 말라' 는 점괘를 받았는데 그날 중요한 문서를 잃어버려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은 이후 이 코너를 즐겨 찾게 됐다는 것. 경제난.실업자 속에서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PC통신이나 인터넷의 '역술서비스' 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의 전반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역술 정보를 올려주는 전문정보제공업체 (IP) 수는 1년전 7~8개이던 것이 지금은 15개로 늘어났다.

또 PC통신 접속 건수도 다른 정보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데 반해 역술코너는 1년전에 비해 20~4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역술코너에 정회원으로 가입, 정기적으로 자신의 운수정보를 받아보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으며 역술정보를 담은 CD롬 판매실적도 업체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PC통신에서 '백운학사주' 서비스를 하고 있는 비테크놀로지스사 관계자는 "지난해말 2천명이던 정회원이 현재는 5천명을 넘어섰다" 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신의 스티커사진을 엽서에 붙여 보내거나 스캐너를 통해 전송하면 관상에 따라 파트너를 정해주는데, 순번을 받고 기다릴 정도로 관심이 높아는 것. 대부분 요금이 분당 50~1백원 정도. 이밖에도 '사주박사' 서비스를 하는 선도정보통신은 역술 노하우를 모아 놓은 CD롬을 올해 선보였다.

전문가용은 값이 3백만원이나 돼 기껏 40개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1백개 이상 판매됐다.

회사 관계자는 "실업자가 늘면서 역술정보를 온라인비즈니스로 해보려는 소자본창업 지망생들이 이 제품을 많이 찾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정보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는 사주.관상이 주류였지만 요즘은 점성술.궁합.해몽 등도 등장했고 최근에는 음양오행.수리오행.성씨해석.천기누설은 물론 대학입시 합격을 기원하는 '사이버 합격부적' 도 등장했다.

이밖에 주역을 '하락이수 (河洛理數)' 란 생소한 기법으로 재해석해 10년.평생운수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CD롬도 등장했다.

천리안에서 역학정보를 담당하는 김철수 (金哲秀) 대리는 "역술관련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요청이 한달 평균 6건 정도 들어온다" 면서 "이달부터 입시.취업시즌이어서 PC통신의 역술코너를 찾는 건수가 평소보다 두배 이상 몰릴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金대리는 "점괘를 맹신하지 말고 혹시 나쁜 운수가 나오면 근신하는 태도를 보이는 정도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지적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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