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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겉보기 속보기]5.낯뜨거운 표절시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개편철이 다가오면 방송사 PD들은 '일본 TV프로 뒤지기' 를 시작한다.

특파원에게 부탁을 하는 건 물론 제작팀 전체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기도 한단다.

'타산지석' 은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건진 기획안이 아이디어의 시작이자 끝인 경우가 숱하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에서 파일럿 프로그램 (시험방영을 거친 후 정규 편성되는 프로그램) 이 다 똑같은 적도 있다.

물론 일본 프로를 베낀 것이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새로 시작하는 프로가 매끄럽다면 일단 '표절' 이라고 의심할만 하다" 고 말할 정도다.

실제 일본 쇼프로에서 '표절한 한국 프로' 와 '원작인 일본 프로' 를 함께 틀어 놓고 배꼽을 잡기도 한다.

세트와 내용까지 똑같은데 다른 나라 배우가 나오니 그 자체가 코미디일 수밖에. 드라마도 마찬가지여서 트렌디 추종은 물론이고 일본 미니시리즈 한편을 카메라 앵글까지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일본은 문화개방을 계기로 묘한 덫을 놓을 조짐이다.

걸리면 국제망신은 물론 엄청난 표절비용까지 치러야할 판이다.

선택은 분명한데도 도무지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답답하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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