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미술대전]회화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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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심사기준은 작품의 경향에 관계없이 참신하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가려낸다는 것과, 심사방법은 전원 합의로 하되 장르 구별 없이 절대 평가를 하며 유사한 경향의 작품은 상대평가한다는 것으로 정했다.

공통된 심사평은 출품작들이 평범하고 구태의연한 작품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이다.

또 입체적인 작품, 오브제를 이용한 경우 재료의 이용이나 방법이 엉성하고 무의미한 작품이 많았다.

그리고 평면작업의 경우 기본도 탄탄하고 세련된 감각과 솜씨를 보여준 작품이 눈에 띄었으나 대개는 기성작가의 작품을 모방하거나 부분적으로 이용한 것들이었다.

강미선의 '마음의 풍경Ⅲ' 과 정혜나의 '모습' 은 크게 두드러진 점은 없지만 화면구성이나 기량, 회화적 밀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강미선의 작품은 조각부의 우수작 김미란의 '여행' 과 함께 대상 후보로 올랐는데, '여행' 은 여행자의 시각에 비친 육중하고 불안한 거대도시의 조형적 메타포가 돋보인 가작이며, 강미선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여리고 가냘프며 내밀한 마음의 세계를 진솔하게 그려낸 서정성이 돋보인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논란을 거듭한 결과, 외형적인 것보다 내밀한 마음의 세계를 동양화의 새로운 기법을 구사하여 담담하게 그려낸 점, 특히 그린다는 회화 본래의 의미를 되새겨준 점을 높이 평가하여 '마음의 풍경Ⅲ' 을 대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최종 합의하였다.

김윤수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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