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 방송1백회 잔잔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댄스 가수들의 꿈이 뭔지 아세요? '이소라의 프로포즈' 에 서보는 거예요. 음악성을 인정받고 싶어서죠. "

오는 24일 1백번째 생일을 맞는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 .20~30대 젊은이 사이에선 이미 '토요일밤의 컬트' 로 통할 만큼 매니아층이 두텁다.

이유가 있다.

70년대의 대형 버라이어티 쇼에서 부터 90년대의 10대 위주 쇼프로까지 '젊은이 프로' 는 없었다.

'젊음의 행진' '영 일레븐' 등이 있었지만 정치적 배경에서 생겨난 것. '이소라의 프로포즈' 는 그래서 새롭다.

안방에서 소외된 20~30대의 젊은이를 겨냥한데서 컬트화는 시작됐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음악의 눈높이' .박해선 PD는 "라이브 무대에서 살아나는 이들만 나온다" 고 털어놓는다.

정제되지 않고 나가는 출연자의 '까발린 이야기' 도 여기만의 풍경. '컬트' 의 요소로 바이올렛 (보라색) 의 조명도 빼놓을 순 없다.

음악과 분위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할 만큼 깊이가 있다.

손영수 조명감독은 "색깔도 감정이 있다" 고 강조한다.

카메라도 마찬가지.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관객의 시야를 가리는 일이 없다.

열창하는 출연자의 클로즈 업에서 방청객의 얼굴을 잡는 한 장면까지 구도가 탄탄하다.

고은경 작가는 "얘기와 음악. 소리가 들리는 프로" 라고 말한다.

원고지가 아닌 편지지에 쓴다는 대본도 빠질 수 없는 컬트화의 한 요소. 이소라는 프로의 색깔이 '도시적 감수성' 이라고 한다.

PC통신을 통해 '이소라의 프로포즈' 로 날아오는 사연은 1주일에 2천통. 시청자들이 보내는 '101가지의 사랑이야기' 는 젊은 가슴을 젖게 한다.

컬트의 막은 '밤' 에 오른다.

매니아들이 약속을 끝내고 돌아온 토요일. 깊은 밤에 이들의 제의 (祭儀)가 시작된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