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이 남다르겠다.
“31년 전 처음 와서 23년 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원래는 6개월만 있으려고 했다가 한국에 반해서 뿌리를 내렸다.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자연·사람이 너무 좋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나처럼만 한국을 알면 좋겠다란 생각을 많이 해왔다. 귀화할 때 이름을 ‘참(參)’이라 지은 건 한국 사람으로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방인으로 이렇게 고위직에 임명된 건 정말 상당한 감동이었다. 좋은 전통을 세워야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된다.”
-관광공사 사장으로서의 비전은.
“관광공사 사장은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매력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소개하는 능력 말이다. 한국엔 매력적인 문화가 많이 있지만 지금까지 잘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외국인 출신으로 한국의 관광공사 사장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외국에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일이다. 해외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행정 경험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행정 경험이 있어서 대통령을 잘하는가.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날렵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예로 외국의 관광공사는 수입사업을 병행하지 않는다.”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우리 스스로 우리 관광 상품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관광선진국처럼 관광지마다 스토리텔링이 잘 구축되지 못했다. 관광 인프라 구축이라든지 코스 개발은 다음 문제다.”
신임 이 사장은 한국어·독일어·영어 등 7개 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한다. 현재 KTV에서 관광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5월부턴 한식 세계화추진단에서 일하고 있다. 손수 구한 고춧가루를 갖고 다니며 피자 위에 뿌려 먹기도 한다. 독일에서 개신교 신자였고, 한국에서 통일교 활동을 하다 10여 년 전 개신교로 돌아갔다. 지금 서울 강남의 소망교회에 다니고 있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약력=▶1954년 독일 출생 ▶78년 한국 정착 ▶86년 귀화 ▶92년 한독상공회의소 이사 ▶2000년 한국 방문의 해 추진위원 ▶현재 한식 세계화추진단 위원 ▶주요 출연작품 : KBS 드라마 ‘딸부잣집’ ▶주요 저서 : 『나는 독일제 순 한국인』(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