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론조사]클린턴 탄핵보다 의회견책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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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스타 보고서가 공개된 후 미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민의 (民意) 를 읽어보면 앞으로 의회가 클린턴을 어떻게 처리할지 대강의 윤곽이 잡힌다.

대통령 탄핵은 매우 정치적인 문제라 선거를 앞둔 의원들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여론 동향에 좌우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론조사가 실시한 기관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일단 주요 신문.방송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번 사태가 탄핵으로까지는 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요구는 30~35%선, 사임압력은 이보다 조금 높은 35~40%선이지만 반대의견이 이보다 높은 50~60%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으로서 클린턴의 행위에 대한 비난은 높지만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 지지도 역시 60%선에 이른다.

이런 수치를 감안할 때 여론은 탄핵보다 의회의 견책조치 정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상원 법사위 오린 해치 (공화) 위원장도 정치적 타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이 스타보고서상의 혐의를 인정할 경우 탄핵소추를 면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민주당의 하원 2인자인 데이비드 보니어 (미시간주) 의원도 13일 "향후 수개월내 대통령의 개인적 행동에 대한 공개적인 견책 등이 포함된 중간단계 조치들 얘기가 오갈 것" 이라고 말해 탄핵추진 가능성엔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쯤되면 문제는 클린턴에게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백악관측은 아직까지는 혐의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현지시간) 8개주와 워싱턴 DC는 중간선거 예비선거를 실시한다.

섹스 스캔들 보고서 공개 사흘만에 실시되는 이번 예비선거에선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 기권율이 얼마나 될지가 중간선거 결과는 물론 클린턴의 정치운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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