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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또 도진 ‘파업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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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가 1991년 이래 19년 연속 파업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22일 “주간연속 2교대 근무 및 임금 인상에 관해 사측과의 협상이 실패함에 따라 23일 오전 8시30분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기아차 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양재동 기아차 본사 앞에 집결해 상경투쟁을 하기로 했다. 이달 14일 협상 결렬을 선언한 기아차 노조는 15, 16일과 21, 22일에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2%의 찬성률로 파업 쟁의를 결의했었다. 기아차는 이날까지 부분 파업이 이어지면서 1만4000여 대 생산 차질과 24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쟁점 사항은 기본급 동결과 주간연속 2교대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8만7709원 인상에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을 지급하고, 연내 주간연속 2교대(8+8시간) 및 월급제(현재는 시급제)를 시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생계비 부족분 200% 지급 외에 임금은 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주간연속 2교대의 경우 설비증설 소요 기간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부터 ‘8+9시간’방식으로 하자는 안으로 맞서고 있다.

임금 협상의 경우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 금융위기 사태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 등으로 내수 판매가 급증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2004년 이후 분기별 최고치인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출은 14.6% 줄었지만 내수 판매(19만2524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하면서 1분기(889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흑자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이런 좋은 실적에 임금동결은 있을 수 없다”며 회사 측의 임금동결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임금을 올리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 친환경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임금동결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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