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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함, 미국서 첫 탄도미사일 방어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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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해군 첫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이 내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한다. 군 관계자는 20일 “세종대왕함이 내년에 미 해군과 전투체계 종합전투능력평가(CSSQT: Combat System Ship Qualification Trial)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CSSQT에는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록히드 마틴의 도그 위넌드 국제 이지스프로그램담당 부사장도 1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세종대왕함이 내년에 하와이나 샌디에이고에서 미 해군과 함께 CSSQT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고위 관계자는 “8월께 하와이 해상에서 실시되는 환태평양훈련(림팩)에 맞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록히드 마틴은 세종대왕함의 두뇌인 이지스 전투체계를 제작한 회사다.

내년 1월 1일 실전배치를 앞두고 성능시험 중인 세종대왕함으로서는 CSSQT가 첫 번째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이 될 전망이다. 세종대왕함이 4월 북한이 동해로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궤적을 추적했지만 본격적인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전투함은 CSSQT를 거쳐야 능력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7년 6월에도 노르웨이 호위함(F-310), 스페인 호위함(F-104)과 연합으로 CSSQT를 실시했다. 이 훈련에서 3개국은 탄도미사일 방어훈련은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이 세종대왕함에 2014년께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도입하려는 계획안은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SM-6와 ‘SM-2 블록Ⅳ’ 대공미사일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SM-6 대공미사일은 산탄형이어서 탄도미사일에 명중해도 파괴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요격능력이 있는 SM-2 블록Ⅳ는 생산 물량이 적어 해외 판매가 쉽지 않다고 이들은 전했다. 현재 세종대왕함에 탑재된 SM-2 블록Ⅲ A와 B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이 없다.

이 소식통은 이에 따라 “미·일 이지스함에 탑재된 고고도 요격용인 SM-3 미사일과 함께 원래 지상용인 패트리엇(PAC-3)을 이지스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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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5K 장착 표준조준장치 생산 중=록히드 마틴은 공군 최신예 전투기 F-15K에 장착할 최신 표적조준장치인 스나이퍼 ATP 2조를 생산 중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가 말했다. 대당 약 200만 달러인 스나이퍼 ATP는 공중과 지상 표적 10개에 대한 위치와 영상 등 표적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하는 장치다.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작동되며 F-15K의 타격거리가 최대 다섯 배 늘어난다. 공군은 F-15K 20대에 장착할 예정이다. 확보한 표적정보와 영상자료는 F-15K에 장착된 미사일과 폭탄에 자동 입력하고 아군 전투기와 지상부대에도 제공해 작전을 돕는다. 주한 미 공군의 F-16에도 장착돼 있다.

필라델피아·포트 워스=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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