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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CEO - 김형범 시그마에듀케이션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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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입시는 남다른 개성을 중시합니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누구나 다 하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실패의 지름길이죠.” 미국 대학 컨설팅업계에서 100% 합격률이란 경이적인 실적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시그마에듀케이션이 한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원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형범(54·사진) 대표가 부드럽지만 자신감 있는 어조로 포부를 밝혔다. 

평범을 비범으로 만드는 게 멘토의 역할
시그마에듀케이션은 글로벌리더에 대한 열망이 높아 지면서 더욱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매년 재원생 전원을 대학에 합격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 향후 진로까지 설계해 주는 멘탈케어(Mental Care) 컨설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번째 단추를 스스로 끼운 아이는 마지막 단추까지 채울 수 있으니까요.” 김 대표가 교육사업에 몸 담은 것은 5년 전. 당시 멘토링 기반의 컨설팅 시스템을 도입, 성적 줄세우기식의 컨설팅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수한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보다는 평범하고 부족한 아이들을 우수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장사꾼이 아닌 교육자로 성공하고 싶다는 그는 전방위 관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2년전 내신성적(GPA)2.0 미만에 SAT 1300점인 남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자포자기한 상태였어요. 그 학생에게 1년에 걸친 끈질긴 멘토링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주고 교과목과 과외활동을 골라주었어요. 그 결과 내신성적 3.2, SAT 1500점까지 끌어올려 상위 50위권 이내의 시러큐스대학을 비롯해 14개 대학에 합격시켰습니다.”

아이들의 마음 안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는 그는 매년 5명 이상의 학생을 아이비리그를 포함해 12개 명문대에 동시에 합격시키는,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미 외교관에서 교육컨설턴트까지
1962년 미국으로 이민한 김 대표는 버지니아 대학에서아시아학을 전공했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국 외무고시에 응시, 2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외교관으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미국대사관 직원으로 대만에서 근무하다 돌연사표를 내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 들어갔다.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나의 능력을 세상에 꽃 피우는 일이요.” 그는 이후 맥킨지 그룹에 입사해 한국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바나나가 뭔지 아세요? 겉은 노란데 속은 하얀 이민자들을 일컫는 말이에요. 제 아이들만큼은 바나나가 아닌 진짜 한국인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자원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탓에 한국에 연고가 없던 김 대표는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다양한 이력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몇 달 동안 사귄 친구들과 장인인 한용철 삼성의료원 초대 병원장의 소개로 기업의 말단 직원부터 그룹 총수까지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아이들의 교육이 문제였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늘 안쓰러웠다.“대부분의 중학생이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배우더라고요. 그 시기에는 잠재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죠.”

그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됐던 모니터그룹 한국 지사장직을 미련없이 내던지고 미국행을 결심한다. 이유는 오로지 아이들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건너 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기러기 엄마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영어도 서툴 뿐 아니라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모르는 데서 오는 답답함을 토로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도 한국의 대치동처럼 학교 끝나면 학원을 보내는 학부모가 대부분이었어요. 아이들의 성공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는데, 본인들이 아는 것이 한국의 시스템밖에 없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그는 뭐가 잘된 건지, 잘못된 건지조차 모르는 학부모들을 상담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사업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도 얼마든지 명문대에 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공부만 하는 것은 대학이 요구하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키우는데 장애가 될 수 있죠.” 그는 4년여의 준비 끝에 2004년 시그마에듀케이션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탁월한 입시 실적을 거두면서 일약 스타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렸다.

전직 명문대 입학사정관들 의기투합
시그마에듀케이션의 컨설턴트는 모두 미국 명문대 입학사정관 출신이다. 스탠퍼드대에서 15년간 입학담당 부학장을 지낸 존 라이더 박사 및 전 프린스턴 대학의 빌 콕스 부학장을 포함, 4명의 컨설턴트와 30여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시그마에듀케이션은 유학원이 아닌 컨설팅 기업”이라고 단언한다. 좋은 대학에 보내기보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키워내는 곳이란 얘기다. 그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오히려 아이의 날개를 꺾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열정이 있어야 어디서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올해 소수정예로 컨설팅을 진행, 100% 성공신화를 한국에서도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향후 미국의 톱10 보딩스쿨 시스템을 국내 교육현장에 도입할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교육환경을 올바른 형태로 정착시키는 게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자 꼭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 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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