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새지도부 어떻게 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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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회창총재가 서둘러야 할 부분은 새 지도부 구성이다.

잘만 하면 '이회창호 (號)' 의 순항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경선 후유증까지 겹쳐 안팎의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그가 총재권한의 일부를 부총재들과 나누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런 측면을 의식한 것이다.

당헌에는 총재가 9명까지 부총재를 지명할 수 있도록 돼있다.

우선 김윤환.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의 부총재 기용이 확실시된다.

부산.경남 몫으로 박관용 (朴寬用).김정수 (金正秀) 의원, 중도파의 이세기 (李世基) 의원이 부총재 물망에 오른다.

여성 부총재로 박근혜 (朴槿惠) 의원, 초선그룹 대표로 이우재 (李佑宰) 의원이 거론된다.

명예총재엔 조순 전총재가 합의추대된 상태다.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은 자신이 고문으로 물러앉는 대신 강창성 (姜昌成) 전민주당총재를 부총재로 밀고 있다.

김윤환 전부총재의 수석부총재 (또는 당의장) 기용설도 있다.

그러나 타 계파의 반발이 상당해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李총재는 경선에서 패한 세 후보에게도 화해와 단합의 손길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당내 기반을 갖고 있는 이들을 부총재에 기용함으로써 추가 탈당사태를 막고 당내 결속력을 높이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을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백의종군하겠다" 며 완강히 버티고 있는 이한동 전부총재의 경우 부총재 지명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이들은 일단 당내 비주류로 남을 공산이 크다.

李총재진영 일각에선 결별론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이들이 뒷다리만 잡으려 들려면 이탈하도록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고 전한다.

그렇다고 단합의 모양새만을 강조하지 않을 작정인 듯싶다.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당직개편은 친정체제로 단행할 전망이다.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사무총장은 국회의장 경선에 불출마한 양정규 (梁正圭) 의원이, 정책위의장엔 박관용.서상목 (徐相穆)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대변인은 박성범 (朴成範).이윤성 (李允盛).안택수 (安澤秀).홍준표 (洪準杓)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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