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앞둔 영일만항, 정기 항로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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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8일 개장하는 포항 영일만항에 청신호가 켜졌다.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가 국내 우량 선사를 유치해 일찌감치 정기 항로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8일 개장하는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모습. 부지만 60만㎡에 이른다. [포항시 제공]


포항지방해양항만청 손영암 항만물류과장은 16일 “천경해운과 STX팬오션 등 국내 대표 선사들이 컨테이너부두 개장에 맞춰 영일만항에 기항하고 중국∼포항∼일본 항로를 운항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 해운사는 한∼중∼일 공동 운항 서비스를 위해 영일만항에 매주 정기 운항키로 했다. 영일만항 첫 입항은 개장일에 나흘 앞선 다음달 4일이다.

이날 천경해운 소속 ‘스카이 프라이드(SKY Pride)’호(962TEU급,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는 일본 서안의 주요 항인 니가타·나오에츠·토아먀신코를 출항한 뒤 영일만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5일에는 중국 천진과 대련을 경유한 STX팬오션 소속 ‘용차이(Yong Cai)’호(810TEU급)가 영일만항에 기항한다.

이에 따라 천경해운은 매주 화요일, STX팬오션은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영일만항에 기항하게 된다.

포항시 등은 일본·중국 이외에 러시아 쪽도 뱃길을 열기 위해 국내 선사들과 교섭 중이다. 장금상선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노선을 협의 중이며, 고려해운과 범주해운도 노선을 검토 중이다.

영일만항이 현재 확보한 올해 물동량은 1만4600TEU. 부산항이 연간 1600만TEU의 물동량을 확보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영일만항이 올해 확보한 화물 중 2000TEU는 포항 철강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나머지 1만2000TEU는 구미공단의 전자제품과 섬유류, 그리고 경산공단 등지에서 나온 것들이다.

포항시와 경북도 등은 영일만항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물동량의 추가 확보와 선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포스코·코오롱 등 23개 업체와 26만TEU를 확보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그동안 부산항과 울산항을 이용한 화물이 조금씩 영일만항으로 옮겨 오고 있다”며 “화물 유치에 영일만항의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영일만항은 개장에 맞춰 화물 입출항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1TEU에 1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 화주들은 부산항 등 다른 항만에 비해 영일만항이 내륙 운송거리가 줄어들고 인센티브까지 제공돼 물류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기 항로 개설은 여기에 안정적인 해상 수송까지 담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첫 입항이 결정된 천경해운 이정석 고객지원팀장은 “영일만항 개항으로 해운사는 서비스 구역이 더 넓어지게 됐다”며 “그동안 벌크선을 이용했던 포항지역 코일·강재·파이프 등 다품종 소량 철제류가 컨테이너 화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일만항=2005년 8월 착공해 4년만에 컨테이너부두 4선석(3만t급)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그마치 3361억원이 투입됐다. 컨테이너부두에 이어 잡화를 처리하는 일반부두 2선석 공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컨테이너부두는 대림산업이 대주주로 참여한 포항영일신항만㈜이 50년간 운영하게 된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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