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파리의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 효과 만점

중앙일보

입력

파리시가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를 도입, 자전거 도시를 선언한지 2년을 맞았다. 벨리브의 2년의 성적표는 당초 파리시의 기대를 훨씬 크게 넘는다. 이용 횟수ㆍ성장 규모ㆍ만족도는 물론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뒀다. 도난·파손과 교통사고 발생 등 개선이 필요한 점도 드러났다. 파리시는 15일 벨리브 2년 자축 기념식을 열었다.

◇5만4000회 이용ㆍ5700만 유로 매출=벨리브는 2년 전 파리 시내에 대여소 750곳으로 출발했다. 파리시와 공동 운영을 맡은 JC데코사가 대여소 설치와 관리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대신 파리시 소유의 거리 광고판 1600곳의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파리시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벨리브를 출범할 수 있었고 JC데코는 광고 수익을 챙기는 윈윈게임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달만에 이용자수가 150만회를 넘어서더니 1년이만에 정기이용자도 20만명을 넘어섰다.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두루 인기를 얻은 결과였다.

이용객이 급증하자 파리시는 시내 대여소를 크게 늘리고 몽마르트르 등 언덕길에 있는 대여소의 경우 무료 이용 시간을 늘려주는 등 서비스 질을 높였다.파리시는 파리 외곽 거주자들을 위해 교외 도시와 협의해 벨리브를 파리 밖으로 넓혔다. 파리 교외 도시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시내에 들어 왔다가 다시 가져가는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2년이 지난 지금 벨리브 대여소는 2038곳(파리1800곳)에 달하고 자전거 수도 2만4100대로 2배 이상 늘어났다. 2년간 벨리브 이용 건수는 무려 5400만회에 달한다. 벨리브 이용자들도 서비스에 대부분 만족(94%)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벨리브는 세계 각 국에 소개되면서 미국ㆍ이탈리아ㆍ영국ㆍ스위스 등 수십개국 지자체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하러 파리시를 찾기도 했다.
가장 우려했던 상업성도 문제 없었다. JC데코의 벨리브 관련 매출은 지난해 5700만유로(약1026억원)를 기록했다. 관광객의 이용이 매출에 큰 도움을 줬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낸 자료에 따르면 벨리브의 도입으로 프랑스는 세계 최대 자전거 관광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를 통해 연간 12억4200만유로(약2조2000억원)의 자전거 관광 수익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난ㆍ파손, 교통사고 줄이기는 숙제=대여소를 지키는 사람이 없다보니 자전거 도난과 파손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현재까지 자전거 파손으로 1만6000대가 교체됐고 8000대는 도둑맞았다. 갑자기 자전거 이용량이 늘면서 사고도 많았다. 2년간 벨리브를 이용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6명이었다. 크고 작은 사고는 수백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교통 신호 무시ㆍ음주 운전과 함께 파리 시내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많지 않은 것 등이 이유였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벨리브 2년의 성과와 문제점

-대여소 숫자   750 →2038
-자전거 숫자  1만600→2만4100
-이용 횟수 5400만회
-이용자 만족률   94%
-운영사 매출 5700만 유로(2008년)
-자전거 파손 1만6000대
-자전거 도난 8000대

※자료=파리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