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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천만대 보유시대…'사고예방'꿈의 차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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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자동차는 첨단과학의 총체적 완성품. 하나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만도 2만 개에서 3만 개가 된다.

이 낱개의 부품들로 이뤄진 1천5백여 개의 시스템들이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듯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좋은 차다.

요즘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는 바로 반도체다. 엔진과 바퀴, 핸들의 기계적인 힘으로만 돌아가던 자동차가 획기적인 변화를 하게 된 것이 바로 반도체의 덕. 대우자동차 AS연수팀 정길영 (鄭吉榮) 차장은 "자동차에는 크게 엔진의 연료효율을 높이는 ECM과, 차가 일정속도에 이르면 자동으로 단을 바꿔주는 TCM이라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들어있다" 고 말했다.

여러 개의 반도체 칩으로 구성된 이 마이크로 프로세서들은 거의 16비트급. 이외에도 에어백, 한번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동으로 1초 동안 최고 8번이나 연속해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제동거리를 줄여주는 ABS 시스템 등을 달게 되면 이를 제어하는 컴퓨터 칩들이 추가돼야 한다.

최고급 차에는 승차하는 사람에 따라 시트의 위치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는데 이것도 반도체 덕분으로 가능해진 일. 한양대 기계공학부 이경수 (李慶洙) 교수는 "과거는 차체를 어떻게 하면 더 튼튼하게 만들어 사고 때의 충격을 최소화할까 고민했지만 미래의 차는 어떻게 하면 사고 자체를 예방할까를 고민한다" 고 말했다.

바로 능동 안전기술.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센서나 레이더로 앞이나 뒤의 사고가능 상황을 감지하면 이를 사람의 뇌 기능을 담당하는 중앙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전달한다.

바퀴를 움직이거나 제동하는 장치에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신호를 보내면 차가 선다. 사람의 팔.다리가 움직이는 원리와 다를 바 없다.

꿈 같은 얘기는 또 있다. 공해도 없고 고갈될 우려도 없는 연료로 달리는 자동차. 이런 '꿈의 자동차' 를 만들기 위한 연구는 그동안 전기.물.태양열 등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계속돼 왔다.

최근 외신들은 많은 개발비와 연구가 필요한 이런 소재들과는 달리 식용유를 자동차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디스커버지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립대의 농경제학자 두웨인 존슨박사가 최근 개발한 자동차용 연료는 카놀라 등 식물에서 추출한 기름. 공기오염을 줄일 뿐 아니라 배기가스를 30%까지 감소시킨다.

제조과정은 의외로 간단. 카놀라씨를 가열한 후 으깨서 기름을 짜낸 다음 아주까리.해바라기.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섞어 농도를 맞춘다.

과거 여러 시도들과는 달리 식용유에 들어 있는 자연산화방지제를 제거하지 않고 만든 이 기름은 보통 석유와 마찬가지로 한번 넣으면 4백마일까지 주행할 수 있다.

실험 결과 71년식 폭스바겐의 경우 석유를 사용했을 때보다 배기가스가 30%, 70년식 무스탕은 15%가 각각 줄었다.

뿐만 아니라 새 차에도 탄화수소의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존슨 박사는 "식물성 기름은 석유계 윤활유보다 점성이 좋아 엔진 내벽의 마찰을 줄여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한다" 고 말했다.

미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시는 공용차량에 이미 이 식물성 기름을 시험 사용하고 있으며 위스콘신 주는 공용차량 3백 대에 식물성 기름을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정도. 일본도 튀김을 만들고 남은 다량의 폐식용유를 이용, 하루 1천리터씩 재처리해 일반 주유소에서 판매 중이다.

폐식용유에서 음식찌꺼기를 필터로 걸러낸 후 촉매를 넣어 식용유 분자를 작은 분자들로 분해해 알콜을 첨가해 만든 것. 가격은 일반 디젤유와 같지만 매연과 이산화황의 발생량이 적은 환경친화적 연료여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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