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업 트렌드] 크림 얹은 생맥주, 도수 낮은 사케, 칼로리 줄인 안주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오뎅사께’ 서울 구로구청점을 운영하는 박상원씨가 여성 고객들에게 안주를 내고 있다.

최근 주점 시장에서 여성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각 브랜드가 ‘여심(女心)’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는 컨셉트는 ‘부드러움’과 ‘웰빙’. 알코올 도수를 낮춘 술과 칼로리를 낮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웰빙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여성들이 각종 모임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여성들의 술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점 업체들이 여성을 공략하는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와인에 이어 일본 술 사케가 인기다. 사케는 알코올 도수가 13~17도로 낮은 데다, 제조방법이나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 와인 못지않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나마조조·혼조조야마다니시키·준마이다이긴조 등 10여가지 사케를 갖췄다. 서울 구로구청점을 운영하는 박상원(40)씨는 “맥주는 배부르고 소주는 독해서 잘 못 마시겠다는 여성들이 사케를 많이 찾는다”며 “손님의 절반 가량이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여성들이 아무 가게에나 들어가 ‘생맥주 한 잔’을 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맥주집도 변신하고 있다.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은 전용 냉장고에서 2~3일 숙성시킨 생맥주를 얼음을 이용한 자연냉각 방식으로 뽑아낸 뒤 그 위에 크림거품을 얹는다. 크림은 맥주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고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준다. 맥주의 상쾌함을 살리면서도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운 맛 때문에 여성 고객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웰빙술’로 각광받는 막걸리도 다양한 제품으로 여성을 유혹한다. 퓨전전통주점 ‘짚동가리쌩주’(www.zipsseng.net)는 국산 찹쌀과 진피, 오미자, 백봉령 등 한약재를 사용하고 살균처리를 거치지 않아 효소가 살아 있는 ‘쌩주’로 승부를 걸었다. 젊은 여성의 취향을 고려해 석류·산머루·키위·딸기 등 생과일을 넣어 만든 쌩주 칵테일과 매실막걸리·포도막걸리·요구르트막걸리 등도 갖췄다.

안주 역시 여성 고객에게 인기 있는 메뉴가 각 점포의 효자 제품이다. 홍합요리 전문주점 ‘홍가’(www.hongga.co.kr) 여의도점을 운영하는 전영기(39)씨는 “여성 고객의 비중이 60~80%”라며 “여성에게 인기 있는 메뉴를 한 데 묶은 세트메뉴를 만들고, 여성을 위한 할인행사나 시음회를 자주 연다”고 말했다. 이 업소는 모든 안주에 매일 전남 여수에서 직송되는 국내산 홍합을 사용한다. 홍합이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한다. 날치알과 홍합살을 야채와 함께 싸먹는 홍합골드날치알쌈, 야채·쫄면을 넣어 무친 홍합골뱅이쫄면 등이 여성이 선호하는 메뉴다.

강병오 대표는 “주점은 술을 마시는 곳이라 손님이 들어오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역세권 번화가나 대학가가 1급 입지인데, 밥집에 비해 테이블 회전율이 낮은 만큼 늦은 시간까지 손님이 들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점 운영이 적성에 맞는지도 살펴야 할 요소다. 주점은 취객을 응대해야 하는 업종인 만큼 서비스 마인드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내성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창업자가 유리하다. 강 대표는 “관리직 출신보다는 영업직 출신이 주점 창업에 더 잘 맞고, 영업시간이 긴 만큼 체력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