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당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가 간다’ 코너를 맡았던 김 PD는 “‘이경규가 간다’ 콘셉트는 미리 섭외하지 않고 무작정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것이었는데 거물급 인사의 출연을 논의하던 중 한 작가가 당시 연예 프로그램에는 한번도 출연한 적이 없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96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회의 총재였다.
김영희 PD는 이어 “다들 눈치를 살폈다. 예능 프로그램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출연했을 때 과연 얼마나 재미가 있을까. 새벽 4시까지 고민한 끝에 결국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들 긴장한 상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으로 갔고 막막한 나머지 골목 한 바퀴를 더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집으로 먼저 찾아가지는 못했다. 날이 밝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진행자(MC)이던 이경규가 급하게 쫓아갔다. 이경규를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처음엔 놀란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1986년 공채로 MBC PD가 된 김영희는 ‘이경규가 간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전파견문록’ ‘느낌표’(눈을 떠요, 칭찬합시다, 책책책, 하자하자) 등을 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방송프로듀서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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