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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마지막 시민군' 김영철씨 혼수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5.18을 그토록 잊지 못하시더니…. "

24일 오후 조선대병원 중환자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붙잡혀 고문 등의 후유증으로 그동안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온 김영철 (金永哲.50) 씨가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金씨는 지난 22일 영광 신하기독병원에서 정신과 요양중 간식으로 나온 빵을 먹다 기도가 막혀 질식상태에 처했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졌다.

金씨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생명을 연장하고 있어 회복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

그는 80년 5월 당시 시민.학생투쟁위원회 기획실장으로 계엄군의 진압작전에 맞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한 "마지막 시민군" 으로 잘 알려져 있다.

광주서중.일고를 졸업하고 YWCA 신협에 재직하며 빈민운동에 뛰어들어 '들불야학' 을 이끌던 중 5.18을 맞았다.

항쟁기간 중 5.18의 참상을 담은 투사회보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던 그는 5월27일 전남도청에서 들불야학의 의형제였던 윤상원 (당시 시민군대변인) 씨를 눈앞에서 잃는다. 광주 상무대 영창에 끌려간 그는 조사를 받던 중 자살을 기도하고 1년4개월간 복역하다 풀려났다.

그러나 이후 그는 "총소리다. 상원이는 살아있다" 는 등 환청과 환각증세에 시달려 줄곧 나주.영광 등의 정신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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