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거품론’ 고개 … 올 68% 급등에 경고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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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1일 13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한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이틀째 크게 올랐다. 2일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52.1포인트(1.73%) 오른 3060.25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하이지수는 올 들어서만 68.1%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는 주요 53개국 55개 증시 가운데 페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비록 사상 최고치인 2007년 10월 18일(6124.04)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지만, 올 들어 6개월 만에 7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하자 거품 논쟁이 중국 내에서 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낙관론이 대세다. 낙관론자들은 강력한 중국의 실물경제 회복을 거론하며 최근의 주가 상승폭은 경기 회복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더 오를 것이란 뜻이다. 실제 중국의 6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50을 넘었다.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인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연이어 상향 조정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7.8%, 내년에는 8.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내수 확대 정책에 따라 자동차와 가전 산업이 호조를 보이는 것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거품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안신(安信)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가오산원(高善文)은 “시장에 구조적인 거품이 이미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웨이자닝(魏加寧) 거시경제 부주임도 “올해 나간 신규 대출의 20%가 증시에 유입되면서 시장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실시된 공모주 청약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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