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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지금이 기업들 투자할 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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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명박 대통령이 1일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강하게 독려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제2회 지역투자박람회’에서 “기업이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기업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가지 정부의 정책이 부족한 점이 있지만 기업이 정부 탓만 하고 있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제2회 지역투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인천지역 전시부스를 둘러보며 안상수 인천시장(오른쪽에서 둘째) 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러시아 기업 우즈노예의 알렉산드르 타레프 부회장. [오종택 기자]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왜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고 성장 폭이 클 것이라는) 평가를 받느냐. 아시다시피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았다”며 “정부도 사상 유례없이 업무보고를 지난해 12월 말까지 다 끝내고 올해 초부터 재정지출을 시작했고, 모두가 힘을 모아 재정지출을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이 투자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위기 이후 닥쳐올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은 분명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민간기업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행사의 캐치프레이즈는 ‘지역 발전과 녹색성장, 기업투자로 열어 갑니다’였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에 대해 “한국이 주장하는 녹색성장을 (전 세계가) 공동 용어로 쓰고 있다”며 “이 분야를 선점하느냐가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위치를 높일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의 선제 투자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출이 지금까지의 경제 회복을 이끌었다면, 이제부터는 대기업 등 민간 분야의 투자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향후에도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는 행보를 계속 펼칠 것이며, 이날 발언은 그 예고편의 성격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한때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했던 기업들, 세계 60억 인구가 이름만 대면 알던 GM·크라이슬러 같은 큰 회사들이 파산하거나 외국 기업에 팔려 가고 있고, 세계 최대 기업이 된 도요타도 지난해 역사상 최대 적자를 내고 수천 명을 대량해고했다”며 “한국 기업들에 대량해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우리 형편이 좋아서가 아니라 노사가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고 조금씩 양보하며 해고를 자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논리엔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상생’이란 관점에선 새로운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해 “여러 가지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아직도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는 더더욱 신중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또 “유럽연합(EU)·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게 되면 26억 명이 우리와 자유통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자유통상의 중심이 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나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실용 정신으로 국민 통합”=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민주평통 제14기 출범식에서 “바깥에서 오는 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남남 갈등,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라며 “이념·지역·계층 간 갈등이 선진화를 향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통합에 제일 앞장서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중도실용 정신을 살려 갈라진 틈을 메우고 갈등을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최근의 화두인 ‘중도강화론’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내가 중도 강화를 강조한 것은 경제적·정치적 양극화에 우리 사회 갈등의 뿌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서민들의 삶에 온기가 돌게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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