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한류] 일본인들 한류 타고 한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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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문화가 부드럽게 국경을 넘고, 한국의 정서가 아시아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유럽 여행의 피로가 미처 풀리기도 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일본인 이시다 에쓰코(63).'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눈물 연기에 감격했던 그녀는 지난 며칠간 강원도 남이섬에서 '추억만들기' 재미에 푹 빠졌다.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겨울 소나타'('겨울연가'의 일본 제목)의 촬영지인 남이섬은 중국.대만 관광객에 이어 최근엔 일본인이 하루 평균 300명가량 찾아오고 있다. 춘천.남이섬.동해바다.용평 등을 묶는 '겨울 소나타' 3박4일 관광 코스의 비용은 10만엔(약 100만원)이 넘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일 우정 주간' 행사에도 일본인 800여명이 약 20만엔씩을 지급하고 찾아왔다. 이들은 이병헌.송승헌.전지현.최지우 등 스타가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 장착 휴대전화를 눌러대며 환호했다. 서울 신촌 일대 미용실은 한국 연예인의 사진을 보여 주며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해달라는 일본인과 중국인들로 북적거린다.

홍콩의 알렉스 퐁 주(駐)도쿄경제무역대표처 수석대표는 23일 "일본 내 한류 바람 때문에 일본인의 홍콩 관광이 2002년 140만명에서 올해는 10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홍콩 최고 스타들의 일본 방문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일본 기후(岐阜)현 가가미가하라시의 모리 신 시장은 춘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의 '겨울연가'촬영지를 우리 시에 똑같이 재현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글.사진=오종택.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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