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선물’ 없으니 신차로 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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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여름 휴가철과 겹치는 7~8월은 자동차업계에 비수기다. 그래서 자동차업계는 보통 신차를 9월 이후에 선보인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이달 들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내세울 신차가 마땅치 않은 일부 수입차 업체는 할인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걸면서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개별소비세 환원, 비수기, 내수 불황 등 ‘3대 악재’를 넘기기 위해 자동차업계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쏟아지는 신차=현대·기아자동차는 이달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잇따라 출시한다. 이 차는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다음 달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의 후속 차량을 선보인다. 이 회사는 또 아반떼·싼타페 등의 부분 변경 모델을 잇따라 내놨다. 르노삼성도 지난달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뉴SM3를 이달 출시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7월에 SUV인 뉴GLK를 선보인다. 8월 초에는 최상위 기종인 뉴S클래스의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고 8월 말에는 7년 만에 중형 세단 뉴E클래스를 출시한다. 닛산도 고성능 스포츠카 GT-R을 이달 출시하며, 스포츠 세단 370Z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는 고성능 스포츠카 TTS를 1일 출시했다. 포르셰는 4인승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를 내놓을 예정이다.

7~8월에 신차가 쏟아지는 것은 자동차업계의 ‘3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우선 지난해 12월 시작된 개별소비세 일시 감면 정책이 6월 말로 끝나면서 1일부터 차량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중형차는 100만원 내외, 고가 승용차는 최고 310만원까지 값이 올랐다. 또 5~6월 두 달간 세금 감면 등으로 내수가 반짝 늘어났지만 지난해 말 이후 급격한 판매 감소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신차 출시의 효과가 가장 크다”며 “신차가 없는 업체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판촉 이벤트=크라이슬러코리아는 7월에 일부 차종을 살 경우 초기 비용을 아예 받지 않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회사의 300C 3.5, 3.0 디젤 모델과 세브링 디젤 모델을 36개월 할부로 살 경우 선수금과 처음 6개월간 비용을 내지 않고 차를 쓸 수 있다. 이월된 비용은 7개월째부터 나눠 낸다.

출고 시점 기준으로 매겨지는 개별소비세 인상분을 조정해주는 곳도 많다. GM대우는 6월 말까지 계약한 고객의 차가 7월 이후 출고할 경우 차종에 따라 세금 인상분에 해당하는 30만~40만원을 깎아준다.

포드코리아는 이스케이프와 토러스를 7월에 구입할 경우 아예 개별소비세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한다. 모델에 따라 110만~150만원을 할인받는 셈이다. 뉴링컨 MKX는 차값의 7%인 취득·등록세를 지원한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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