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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크 군기지 미사일 공격…걸프에 다시 전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올초 전쟁 위기를 넘긴 뒤 잠잠하던 걸프지역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가 신경가스를 미사일 탄두에 장착했다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주장이 나온데 이어 지난달 30일 미 공군의 F - 16전투기가 레이더기지 파괴용 미사일 (HARM) 을 이라크에 발사,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2월 경제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전면 무기사찰을 허용한 이라크와 유엔의 합의 이후 첫 충돌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30일 이라크 남부 알 바스라 인근의 비행금지구역을 정찰비행중이던 미국 전투기가 이라크 방공포대의 레이더추적을 탐지,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10대로 구성된 다국적군 편대중 영국의 토네이도 전폭기들을 향해 추적레이더를 겨냥했으며 이는 지대공 (地對空) 미사일 발사의 전단계인 적대적 행위로 간주된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코언 장관은 "미군기나 다국적군이 위협받을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 이라며 당장 걸프지역 주둔군의 증강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라크 정부는 이날 미군기의 미사일 공격을 "부당하고 호전적인 행위" 라고 비난하는 한편 레이더기지에서 추적전파를 쏘지 않았으며 미군의 미사일이 식수저장탱크에 명중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8년여에 걸친 경제제재 해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라크는 지난달 24일 "이라크의 미사일 탄두에서 신경가스가 검출됐다" 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유엔 안보리 보고로 마찰 조짐을 보여왔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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