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면 더 재밌다] 9. 84년 LA대회부터 '황금알 사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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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896년 첫 올림픽이 열렸던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개최 1년 전만 해도 폐허나 다름없었다. 4세기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선포된 뒤 검투사 경기 등이 금지되면서 인적이 끊겨 1000년이 훨씬 넘게 방치됐었다. 그러나 재건을 하기엔 그리스 정부가 너무 가난했다. 그래서 이집트에 살던 그리스인 갑부 게오르기우스 아베로프가 경기장 재건비용을 대신 부담했다.

초창기만 해도 올림픽의 수익구조는 개인 기부금과 입장권 판매 정도였다.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몬트리올시는 10억달러의 적자로 파산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84년 LA 대회를 기점으로 올림픽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변했다. LA시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이용하고, 성화 봉송권도 일반에 팔았다. 철저한 수익사업으로 꾸린 결과 2억2500만달러라는 큰 돈을 남겼다. 이후 흑자 행진은 계속된다. 88년 서울 올림픽 2520억원,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0억달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억8000만달러…. 관광객 유치 등 장기적 효과까지 따지면 요즘 올림픽 개최의 경제효과는 60억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조사돼 있다. 그래서 2012년 올림픽을 따내기 위한 뉴욕.런던.파리.마드리드.모스크바의 경쟁은 전쟁이다.

흑자 올림픽의 두 축은 방송 중계료와 기업 스폰서다. 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개최국 조직위의 중계권료 일부를 받아 왔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LA 올림픽 성공 이후 직접 중계권료 계약자로 나섰다. 시드니 올림픽 중계권료는 5억7000만달러였다.

기업 스폰서는 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때 코카콜라가 미국팀을 후원한 게 계기다. IOC는 88년 서울 대회 때부터 올림픽 파트너(TOP)라는 이름으로 10여개의 주요 사업 분야별로 기업의 후원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시드니 대회 때 IOC의 수입 중 기업 스폰서의 비중은 31%나 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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