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기관들 예산 2천억대 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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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정부출연기관이 각종 편법으로 정부출연금을 과다하게 받아내 인건비와 자체 운영경비 등으로 남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6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49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한국소비자보호원 등 15개 기타 출연기관에 대한 감사결과 이같은 문제점을 적발, 해당 기관별로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감사결과를 기획예산위에 통보해 출연기관개혁에 참고토록 했다.

기획예산위는 감사결과를 반영해 7월초 출연기관에 대한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35개 출연연구기관과 석탄합리화사업단 등 4개 기타 출연기관은 정부가 자체수입 부족분을 매년 출연금으로 보전해 주는 것을 악용, 자체 수입 등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97, 98년에 걸쳐 모두 7백77억원의 정부출연금을 더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22개 기관은 이자수입을 축소해 받아낸 출연금 1천5백8억원을 직원들의 주택자금지원 등 복지비로 사용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소 등 10개 기관은 금융기관 예탁에 따른 이자외에 불법 사례금 12억원을 받아 기관장 업무추진비 등으로 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9개 기관은 단란주점 술값을 연구비로 지불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7개 기관은 세계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외화를 기술개발과는 무관한 비연구직원의 해외연수 등에 낭비해 적발됐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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