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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살까, 힘 좋은 수입차 살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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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28면

25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주차장. 볼보코리아의 신차 뉴볼보 XC60을 몰던 운전자가 갑자기 차문을 열고 뛰어내린다. 시동이 켜진 상태여서 차는 계속 굴러간다. 약 5m 앞에는 플라스틱 막대 형태의 장애물이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사람이 없어 차량이 장애물과 충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장애물을 불과 30㎝ 앞두고 차량은 요란한 경보음과 함께 ‘끼익~’ 소리를 내며 급정거한다. 사람의 조작 없이도 차량이 전방의 충돌위험을 알고 멈추는 ‘시티 세이프티(도심 안전)’ 기능을 시연한 것이다.

하반기 나올 신차 20여 종

볼보의 곽창식 과장은 “볼보가 고객의 안전을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능”이라며 “과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됐다”고 자랑했다. 그는 차량 앞유리 가운데 위쪽의 레이저 시스템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서 1초에 50회 정도 레이저 신호를 보내 전방의 위험을 감지하고, 만일 앞 차와 간격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작동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후 운전자가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자동으로 풀린다. 아무런 작동을 하지 않아도 3초가 지나면 역시 기능이 자동 해제된다. 배기량 2400㏄급(최고출력 185마력)의 디젤 크로스오버 차량인 뉴볼보 XC60의 가격은 6290만원이다.

곽 과장은 “시속 15㎞ 이하로 달리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차량이 알아서 멈추고, 시속 15~30㎞ 주행 시에는 저절로 속도를 줄여 피해를 최소화하게 된다”며 “도심 차량 충돌사고의 네 건 중 세 건 정도가 시속 30㎞ 이하에서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2만㎞에 130만원 절약”
2009년 달력이 절반 정도 넘어가면서 올 하반기 신차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7~8월에 집중적으로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초의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하고, 르노삼성차는 SM3 출시 7년 만에 후속 모델인 ‘뉴SM3’를 내놓는다. GM대우자동차는 기아의 뉴모닝에 맞서는 1000㏄급 차세대 마티즈를 9월에 선보인다. 수입차 중에는 뉴볼보 XC60처럼 새로운 기능·기술을 적용한 차량이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료효율이 높은 친환경차 등이 눈에 띈다.

연말까지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쳐 20여 종의 신차가 출시 대기 중이다. 하반기에 신차를 장만할 생각이 있다면 선택의 폭은 매우 넓다. 1999년 이전에 등록한 노후차를 바꾼다면 연말까지 최고 250만원의 세금 감면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차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출시된 모델의 차량(경차 제외)을 원한다면 최대한 서둘러 이달 30일까지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 30% 감면 기간이 이달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배기량 1600㏄급으로 차값이 2000만원이라면 현재는 개별소비세로 70만원(세율 3.5%)만 내면 되지만 7월부터는 100만원(세율 5%)을 내야 한다. 배기량 2000㏄가 넘는 중·대형차는 개별소비세의 세율이 현재 7%에서 7월부터 10%로 인상된다.

국산차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기아의 하이브리드차다. 현대차는 다음 달 8일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기아차는 다음 달 말 포르테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과거 관공서 납품용으로 소량 생산했던 적이 있지만 일반 판매용으로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차에 장착되는 엔진과 전기모터는 같다. 차값은 각각 2000만원대로 일반 아반떼·포르테 모델에 비해 다소 비싸다. 대신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높은 만큼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연간 2만㎞를 달린다면 130만원 정도 연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계산이다. 또 하이브리드차를 사면 최대 310만원까지 세금 혜택을 받는다. 현재 현대·기아영업소에선 두 모델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기본 원리는 전기모터가 엔진을 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일반 주행 시에는 연료를 태워 나오는 에너지로 차량을 움직이고, 남는 에너지는 전기로 바꿔 배터리에 저장한다. 그러다 가속을 하거나 언덕을 오를 때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일반 차량에 비해 적은 연료로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비결이다. 두 차엔 신호등 앞에서 차량을 멈추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다시 켜지는 기능도 들어 있다.

지금까지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은 도요타(프리우스)·혼다(시빅) 등 일본 업체들이 주도해 왔다. 여기에 현대·기아가 국산 기술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기술과 부품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배터리는 니켈수소를 주로 쓰는 일본과 달리 리튬이온을 채택했고, 연료는 휘발유 대신 LPG를 쓴다. LPG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공인연비는 LPG 1L에 17.8㎞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 조영우 팀장은 “현재 기름값 수준에서 휘발유 1L를 넣는 돈으로 하이브리드차를 몰면 약 38㎞까지 달릴 수 있다”며 “1㎞ 갈 때마다 CO2 배출은 99g에 불과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만족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가볍고 부피가 적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1.7초로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13.6초)보다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엔진은 1600㏄, 차체는 중형차급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1600㏄급 준중형차와, 알뜰 운전자에게 인기를 끄는 1000㏄급 경차에서도 신차가 나온다. 르노삼성의 뉴SM3와 GM대우의 차세대 마티즈다.

르노삼성은 최근 전남 목포에서 뉴SM3의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넓은 실내 공간이 호평을 받았다. 2002년 출시된 SM3는 뒷좌석이 좁아 다리가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뉴SM3는 SM3에 비해 훨씬 크고 넓어졌다. 실내 공간이 한 단계 위의 중형차인 SM5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뉴SM3의 너비(전폭)는 1810㎜로 SM5(1787㎜)보다 오히려 크다. 뉴SM3의 앞바퀴와 뒷바퀴 간격(축거)은 2700㎜로 SM5(2775㎜)보다 약간 짧다. 실내의 뒷좌석 무릎공간(앞좌석과 뒷좌석 간격)도 238㎜로 웬만한 중형차급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뒷좌석에는 전용 송풍 장치를 달아 바람이 잘 통하게 했다.

변속기는 닛산의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를 달아 부드러운 가속 성능으로 승차감이 좋다는 평가다. 엔진은 닛산의 소형차 전용 H4M 1.6L를 국내 사정에 맞게 조금 손을 봤다. 연비(15㎞/L)가 1등급으로 우수한 대신 힘(출력)은 약간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최고출력이 112마력으로 경쟁 차종인 아반떼(124마력, VVT 기준)에 비해 떨어진다.

GM대우의 1000㏄급 마티즈는 아직 자세한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800㏄급 마티즈에 비해 배기량이 커진 만큼 차체(길이 3595㎜, 축거 2375㎜)는 상당히 커진다. 차량 디자인은 4월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최근 개봉한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서 스키즈란 로봇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했다.
 
뉴아우디 TTS 출력 265마력
푸조는 다음 달 1600㏄급과 2000㏄급 신차를 내놓는다. ‘푸조 308 MCP’와 ‘푸조 308CC HDi’다. 둘 다 유럽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친환경 디젤 엔진을 달았다. 특히 1.6L HDi 엔진을 단 푸조 308 MCP는 공인연비(19.5㎞/L)가 뛰어난 편이다. 경유 1L로 20㎞ 가까이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자동변속기 차량 중 연비가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최고출력은 110마력으로 동급의 다른 승용차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 국내 판매가격은 3410만원이다. 푸조 308CC에 대해선 회사 측이 아직 차량의 자세한 제원과 가격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우디는 다음 달 초 스포츠카 ‘뉴아우디 TTS’를 출시한다. 2000㏄급 가솔린 TFSI엔진의 최고출력은 265마력이다. 스포츠카 특유의 속도감은 좋지만 연비에서는 다소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5.4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1억원대의 고급차로는 닛산이 7월과 8월에 각각 GT-R과 370Z 모델을 선보인다. GT-R은 3800㏄급 가솔린 엔진(트윈터보 V6)을 달아 최고출력이 485마력까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연비(7.8㎞/L)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차값은 1억4900만원으로 연간 35대만 한정 판매한다. 370Z(3700㏄급)는 스포츠카 ‘Z시리즈’의 6세대 모델이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7월 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GLK클래식을 시판한다.

이 밖에 포르쉐 파나메라(9월), 폴크스바겐 골프 6세대(10월), 캐딜락 올뉴SRX·CTS왜건·CTS-V(10월), BMW 760Li(하반기) 등도 머지 않아 각사 영업소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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