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언론 허위보도 철퇴맞은 외국사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나의 아버지 오티스 더글러스 스미스에게 사죄합니다. 이 이름은 실존 인물입니다. " 가공인물의 코멘트를 조작 게재해 지난 18일 해고된 미국 동부 유력지 보스턴 글러브의 수도권 칼럼니스트 패트리시아 스미스의 마지막 칼럼의 마지막 줄이다.

흑인인 그녀는 글러브지의 자체조사에서 올해 들어서만 4차례에 걸쳐 가공인물의 '말' 을 자신에 칼럼에 게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90년에 글러브지에 입사한 스미스는 올해 미국편집인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4월에는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던 명칼럼니스트. 권위지 보스턴 글러브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점에서 '제2의 지미의 세계' 라는 딱지가 붙었다.

'지미의 세계' 는 지난 81년 워싱턴 포스트지의 흑인 여기자 재닛 쿠크가 쓴 특집기사의 이름. 그녀는 8살 난 어린이의 마약 중독 실태를 보도한 이 기사로 같은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전혀 근거가 없는 '창작 소설' 임이 밝혀져 쿠크는 즉각 해고됐다.

워싱턴 상류사회 인사에서 '거짓말' 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한 쿠크는 최근까지 한 시골의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 보도에 대한 죄값을 20년 가까이 치르고 있는 것이다.

김상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