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중 손님마중 부산한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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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에 클린턴 붐이 일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중국방문과 관련된 간행물과 영화 등이 잇따라 선을 보이고 미국 기업들은 클린턴의 방중 (訪中) 을 계기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거리엔 힐러리 여사를 표지인물로 내세운 잡지 '세계지식' 이 행인의 눈길을 끌고 패션에 민감한 일부 청소년들은 성조기로 디자인된 옷을 입고 번화가를 누빈다.

중국 당국도 이같은 붐조성에 한몫한다.

장쩌민 국가주석의 미국방문을 담은 영화 '태평양을 넘어' 는 지난 15일부터 베이징 (北京) 과 전국 16개도시 영화관에서 일제히 상영을 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의 인기 영화관 다화 (大華)에 따르면 오는 7월1일자까지 표가 매진된 상태다.

간행물 출판도 잇따라 江주석과 클린턴의 만남을 주제로 한 화보집 '역사의 초점' 이 출간됐고 중.미간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구축을 다룬 책 또한 절찬리에 판매중이다.

클린턴 방문으로 조성된 미국 붐을 이용하려는 미국 기업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미국의 식품회사 허메이얼 (荷美爾) 이 중국과 1천7백50만달러를 공동투자, 베이징 허메이얼 식품공사를 열었다.

또 미국의 연합기술공사 자동차부품 그룹도 현재 23개의 중국내 합자기업을 2000년까지는 30개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회사의 이미지 제고작전도 치열하다.

항공회사인 보잉사는 중국 교향악단에 10만달러를 희사했으며 코카콜라사는 15~16세의 중국 청소년 6명을 선발, 이들에게 '축구특사' 란 호칭을 주어 파리 월드컵 관전기회를 선사했다.

한편 홍콩 언론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맞는 중국의 분위기를 '중국 공산정부 수립 이후 최대 축제' 라며 '황제의 여행 (皇帝之旅)' 이라고까지 묘사하고 있다.

클린턴의 첫 기착지가 될 고도 (古都) 시안 (西安) 시는 25일 하룻동안 '계엄' 을 선포했다.

25일 오후6시부터 밤12시까지는 모든 차량과 행인들의 시내 주행과 보행을 금지, 국빈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이 입성 (入城) 의식을 치를 난청먼 (南城門) 주변에 있는 창안청 (長安城) 호텔의 경우 난청먼이 내려다보이는 쪽의 객실은 손님을 못받는다.

물론 한푼의 손해 배상금도 지급되지 않는다.

베이징.홍콩 = 유상철.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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