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서핑차이나] “한국, 위기 이후의 중국 철저히 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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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경제를 구원할 수는 없어도 아시아는 살릴 수 있다. 기업이 불황기에 광고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하듯, 위기 이후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 한·중 FTA 체결에 나서야 한다”(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중국이 올해 7% 내외 성장하면서 경제 체질 개선에 성공할 경우 한국 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김익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중국은 대외전략을 구사함에 (강대국을 의식해 안으로 내실을 다지는)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드러내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주머니 속의 큰 돌, 작은 돌 같이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지역 격차, 소득 불평등, 더딘 민주화가 중국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동력이 될 수도 있다.”(한홍석 광운대 중국학과 교수)
“500만 명에 이르는 중국의 대학 정원을 볼 때 고급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중국 경제는 순탄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긍정적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강한 국가경쟁력보다 전략적 국가경쟁력을 키울 필요성이 높다.”(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북한 핵실험에 대해 한중 양국이 똑같이 분노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이견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대외전략에서 중국내 여론 변수가 대두했다.”(문흥호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

지난 23일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중국’을 주제로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창립 2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정종욱 전 주중대사 사회로 진행된 학술대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들어난 중국의 경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뒤 한국은 위기 이후의 중국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부총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9%, 교역규모는 -7.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금융과 주식 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실업률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기관 규제를 강화해 위기 재발을 막아야 하며 아직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덕구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1997년 동아시아 위기와 다르게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비교적 심각한 피해를 덜 받았다.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과 중국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중국 위험론(차이나 리스크)는 퇴색하고 위협론(Threat)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의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제2회 니어 학술상 수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로 선정된 이용욱 고려대 교수(정치외교 부문)와 이강표 서강대 교수(경제경영 부문),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송치영 국민대 교수(금융통화 부문)에게 각각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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