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장바이러스'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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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만에 장바이러스71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중순부터 지금까지 20여만명의 환자가 발생, 이중 30명이 넘는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사태로 유행지역 학교는 임시휴교에 들어갔으며 대만보건당국은 사망어린이 부검을 통해 이번 유행의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대만 국립대의대소아과 황리민교수는 "현재 대만에 이 바이러스 보균자는 1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현재 미국질병통제센터 (CDC)에서 대만에 급파된 전문가들도 "이 바이러스 유행이 9월까지 계속될 것이며 사망자도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 으로 전망한다.

대만과 이웃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장바이러스71이 발견되지는 않은 상태. 국립보건원 지영미연구관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의 환자발생이 확인된 바는 없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데다 대만까지 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장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장에 감염된 후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돼 이 오염된 대변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 특징. 주로 대변→입, 입→입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오나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몸속에 들어온 장바이러스는 처음엔 목과 위장관 하부의 림프절로 파급되고 3일~1주일이 지나면서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각 장기를 침범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열이 나면서 두통.근육통.구토.설사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인두.편도 등을 침범하면 독감.폐렴 증상이 나타나며 수족구병등 피부발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심장이나 뇌신경계통을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바이러스71도 침범장기에 따라 수족구병.폐렴.뇌막염.소아마비증상.심염등 각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다른 장바이러스보다 증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장바이러스71에 대한 예방백신은 나와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 상륙에 대비하는 최선의 예방책은 손씻기.물끓여 먹기등 전반적인 위생상태를 좋게 하는 것. 장바이러스71을 박멸하는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므로 일단 감염된 환자는 빨리 병원을 찾아 침범부위에 따른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세희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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